점점 진화하는 전태풍

2010/03/28 by   ·   No Comments

KCC가 부산 KT를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팬 들은 하승진의 부상으로 KCC의 전력에 많은 손실을 걱정했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KT를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더구나 시즌 중 보여준 kt의 스피드와 수비 조직력은 상당히 빠르며 잘 짜여있었기 때문에 kt의 우세를 점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3승 1패, 특히 4차전은 KT로선 후반 추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그 중심엔 누구도 부인 못할 전태풍이 있었다. 그는 이날 36분을 뛰며 21점에 67%의 3 점 슛 성공률, 14개의 어시스트를 했다. KT는 전태풍을 수비하기 위해 그에 무려 12개의 파울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단 하나의 프리드로우만 실패하고 11개를 성공시켰다. KT는 스타팅에서 신기성을 빼가며 박태양 최민규를 동원했지만 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화려한 대학생활 그리고 졸업 후 유럽 행

올해 서른 살의 청년 전태풍은 미국대학농구의 최고의 강자들만 즐비한  ACC컨퍼런스에 속한 조지아 공대를 졸업했다.  NBA의 선수 스카우트팅 보고서에 나와있는 그의 대학 기록은 4학년 때 평균 17점 5.7 어시스트 41%의 3 점슛 성공률을 기록했고 재학 시 20점 이상을 12회 나 기록했다. 그리고 ACC컨퍼런스 세컨드 팀에 선발 되었다.

졸업 후 그는 프랑스 그리스 터키 크로아티아 러시아 등 경쟁력이 있는 유럽의 주요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그가 크로아티아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 필자는 유럽의 리그를 둘러보다가 토니 애킨스란 한국계 선수가 정말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플레이를 보고 싶어 크로아티아를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퇴출 되었다고 한다. 최근 그에게 당시 퇴출 이유를 물었다. 리그에서 막강한 힘을 쥐고 있는 시보나 팀에서 한 번도 한적이 없는 스테로이드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오직 한 명 토니 애킨스만 검사하고 퇴출 시켰다고 한다. 구단 주치의는 감기약 때문 이였다고 했다. 그는 시보나의 우승에 걸림돌이었다.

필자는 과거 군인선수권 대회에 크로아티아의 시보나 팀 홈구장인 페트로비치 체육관에서 경기를 한 적이 있어 단장과 관계자들을 알고 있다. 충분히 그럴만한 사람들이고 힘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는 이미 유럽에서도 인정 받는 선수였다.

토니 애킨스에서 전태풍으로

귀화한 전태풍의 시즌 초반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필자는 시즌 초반 전태풍에 대한 두 가지의 불만이 있었다.

첫째는 경기의 흐름을 끊는 무리한 슛과 픽앤롤 수비였다. 하지만 그는 이런 나의 불만을 없애 버렸다. 포인트가드로서 흐름을 알고 중요한 흐름에서는 세트플레이를 지시하는 그의 변화는 분명 진화하고 있었다. 픽앤롤 수비 역시 피커의 스크린을 이용해서 빠져 나가고 피커 수비자에게 수비방법을 토킹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었다.

허재 감독이 누군가? 실수는 누구도 용납하지 않고 즉시 야단을 치는 무서운 감독 아닌가? 전태풍은 잘 적응했다. 특히 그의 밝고 명랑한 성품은 생소하기만 한 이 리그에 잘 적응하게 했을 것이다. 그와 대화를 해보면 얼마나 밝고 건강한 생각을 가진 젊은인지를 금방 알 수 있다.

전태풍의 최고의 기술은 드리블이다. 돌파를 할 때 낮고 리드미컬한 드리블은 볼을 잘 보호하면서 수비자를 역모션으로 만들어 놓고 그 공간을 잘도 빠져 나온다. 삼성과 KT는 전태풍 때문에 전면압박수비를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양 손을 이용한 레이업슛은 부드러운 손목을 사용하여 멀리서도 백보드를 활용해 성공시켰다. 때문에 블록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정규리그 성적: 29:55출전, 14.49득점 4.7어시스트 2.24턴오버
6강전 성적: 34:14출전, 18.5득점, 7.3어시스트, 3턴오버
4강전 성적: 36:00출전, 15.5득점, 8.3어시스트, 2턴오버

위 수치는 전태풍의 올 시즌 성적이다. 그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가 중요해질수록 출전시간이 늘고 어시스트 숫자가 늘었다. 하지만 턴 오버는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거꾸로 생각해 보자. 상대는 점점 전태풍을 연구하고 대비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점점 농도가 진해졌다.

앞으로 챔피언 결정전이 남았다. 모비스의 매치업은 양동근이다. 힘 좋고 운동능력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다. 둘의 불꽃대결이 기대된다.

그리고 가장 기대되는 부분이 또 있다.  이 기대는 필자 개인의 바램만은 아니다. 이미 프로농구 흥행의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은 전태풍. 팬들의 사랑을 받는 만큼 의무를 다해야 한다. 국가대표다. 올해 아시안게임에 대표선수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성적을 내야 한다. 전태풍은 KCC 뿐만 아니라 한국농구를 살리고 프로농구도 살려야 한다.

글 추일승(MBC ESPN / KBL 기술위원) / 사진 오성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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