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중순의 어느 날. 서울에서는 춘계중고연맹전이 열리고 있었다. 중, 고등학교의 올해 첫 시즌을 알리는 대회인 만큼 어린 선수들을 보기 위해 서강대학교 체육관과 학생체육관을 찾았다. 역시 관중은 없고 학부모 그리고 농구 관계자만이 썰렁한 관중석을 메우고 있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선수들이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정말 훌륭한 체격들을 가지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니 관중석에 대한 실망감이 사라져버렸다. 이들은 키만 큰 것이 아니라 신체의 밸런스도 잘 잡혀 있고 민첩성과 유연성도 있어, 키만 커서 장신이니 유망주니 하는 일상적인 표현과는 확연히 다른 유망주고 한국농구의 미래였다.
비록 여자 팀의 선수구성이 겨우 팀을 구성할 정도로 부족함을 안타깝게 생각했지만, 남자 중, 고등학교선수들을 보며 위안을 삼았다.
한 참 경기를 보고 있으면서 또 다른 답답함이 가슴에 느껴졌다.
경기가 너무 자주 끊긴다. 물론 농구경기가 좁은 공간에서 많은 선수들이 하는 경기라 파울도 나오고 바이얼레이션도 나오고 해서 흐름이 자주 끊어질 수 있지만 이점만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바로 트레블링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 농구계는 트레블링에 대한 적용을 엄격히 해 왔다. 국제무대에 나가면 국내 경기에서 용인된 세밀한 피봇발의 고정되지 않는 현상을 지적당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가 성적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분명 그것은 맞다. 특히 프로인 KBL에서는 공격의 어드벤티지와 개인기의 화려함을 흥행목적으로 어느 정도는 눈감아주고 느슨한 잣대로 적용한 것이 사실이다. NBA경기를 보더라도 그것은 비슷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나는 어린 중학교 경기만큼은 완화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본 어느 경기는 한 심판이 트레블링만 6번을 지적하는 모습을 봤다. 물론 어려서부터 올바른 룰을 선수들에게 알려주고 몸에 베도록 하는 어른들의 역할은 맞지만 다른 생각을 해본다.
중학생들은 아직 선수가 아니다. 경기라기 보다는 놀이의 인식에서 시작해야 된다고 본다. 어린 선수들은 농구가 우선 재미있어야 한다. 농구에 흥미를 느끼고 신이 나야 한다고 본다. 아직은 이들에게 근력이 붙질 않아 힘이 없다. 드리블을 치고 나가면서 피봇발이 떨어지지 않도록 힘이 없다. 이들은 농구기술을 흉내 낼 뿐이지 자신들의 기량으로 만들어지진 않았다.
형들이 언니들이 하는 플레이를 보고 이것도 저것도 해보고 신나고 재미있는 스포츠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어른들이 배려 해주면 안될까요? 중학생 선수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어 조금씩 엄격하게 적용하면 늦을까요? 조금만 어떤 동작을 해도 “삐익 ! 트레블링 !”
보는 저도 조금 답답함을 느껴 주제넘지만 써봅니다.
추일승 (MBC ESPN 해설/KBL 기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