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구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국제 경쟁력입니다. 국제 경쟁력은 여러 부문에서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선수들을 양성하고 좋은 지도자가 필요하고 거기에 맞는 지원도 필요합니다.
결국은 국제경쟁력을 갖춰야 국내농구의 인기가 회복되고 농구의 부흥기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도자로서 할 수 있는 일중에 이런 측면을 생각해 봤습니다. 어린 선수들을 가르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시즌을 시작하는 중고 농구대회와 지난 1년간 중고등학교 대학 등 아마농구선수들의 경기를 보면서 느낀 점이 있어 적어봅니다. 지극히 주관적이라 동의하지 않을 지도자 분들이 많겠지만 이해하시길 바라며 제 생각을 말씀 드립니다.
어린 선수들이 어른들 흉내를 너무 많이 냅니다
서양속담에 습관은 제2의 천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릴 때 배운 농구의 습관은 어른이 되어도 기본기로 남습니다. 먼저 어린 선수들의 경기내용을 보고 있으면 프로에서 쓰는 공격패턴이나 부분전술이 많이 나옵니다. 그 팀의 지도자는 새로운 선진농구, 최신농구를 선수들에게 가르치는 유능한 지도자라고 해야 합니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선수들이 볼을 받으러 나오는 플레이를 봅시다. 우리는 이것을 미트아웃(Meet Out)또는 팝아웃(Pop Out)라고 하지요. 많은 경기에서 볼을 받으러 나오는데도 스크린을 받고 나오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빅맨이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을 때도 작은 선수들의 스크린을 이용, 자리를 잡고 플레이를 합니다. 프로경기는 이런 스크린을 이용해 볼을 받는 목적은 수비를 현혹시키고 혼란을 주고 공격에서 노리는 목적을 숨기기 위해 하는 플레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이 볼을 잡는 목적으로 이런 플레이가 몸에 벤다면 스스로 볼을 잡을 수도, 포스트에서 자리를 잡을 수도 없는 선수가 됩니다. 혼자서 수비자를 제치고 볼을 받으러 나오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수비를 깊숙이 골밑으로 유인했다 볼 방향으로 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비가 앞서면 자연스럽게 백도어(Back Door) 플레이가 나오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볼을 받는데 스크린이 필요하다면 24초의 짧은 공격시간에 그만큼 시간이 필요합니다. 패턴이 없으면 지금 어린 선수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없습니다.
최근 농구장에서 만나는 지도자들은 한국농구를 걱정을 하며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선수들의 개인기를 꼽습니다. 수비자를 제치는 일대일 기술이 없다는 거지요. 이렇게 기술이 없으니 돌파도 슛찬스도 스스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이지요.
얼마 전 만난 신동파 선생님께서는 아직 “영기 형(초대 KBL 김영기 총재) 같은 개인기를 가진 선수가 안 나온다”고 말씀 하실 정도로 그 부분 발전이 없습니다. 저도 백분 동의 합니다. 박수교, 이충희, 김현준 허 재에 이르기까지 제가 본 당대의 스타들은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득점찬스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올 시즌 프로농구가 규정변화의 영향으로 수비성향이 강해지면서 저득점 현상이 나왔습니다. 이런 부분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선수들의 개인기에 대해 지적하셨습니다. 하지만 개인기가 단시간에 만들어 지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어릴 때부터 충실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응용동작을 해야 만들어지는 것이 개인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전규삼 송도고등학교 선생님께서는 한 동작을 몇 시간씩 반복해서 지도하셔서 너무 힘들었다고 강동희 감독은 말 한 적이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꾸준하게 인내를 갖고 기본기를 지도하시던 선생님들의 노력이 얼마나 가치가 있었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런 선수들은 대부분 대학이나 성인무대에서 빛을 발하여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성장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을 좀 다릅니다. 이런 얘기들을 하면 현직의 지도자들은 이길 수 있는 훈련을 하지 않으면 당장 내일이 보장이 안 된다는 겁니다. 바로 성적이지요 대부분 중고등학교 지도자들은 1년 계약이지요. 그것도 학교에서 전액 보수를 주는 학교는 없을 겁니다. 이러니 학부모님들은 팀 성적과 진학을 기준으로 지도자를 평가하지요. 탄탄한 기본기를 만들어야 할 시기에 그러질 못하고 있습니다.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답만 외우고 있는 수험생과 같은 것이지요.
이 시점 농구의 전반적인 개혁이 필요합니다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농구는 뿌리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사상누각만 될 뿐입니다. 선수들의 자원은 향상되어 하드웨어는 준비되었습니다. 다음 차례는 농구행정을 하는 윗분들의 과감한 결단과 개혁이 필요합니다. 농구가 살아야 우리모두가 삽니다.
글 추일승 (MBC ESPN 해설 / KBL 기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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