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코리아=박찬기 기자) ‘강-강’ 지략 대결에서 동부의 강동희 감독이 먼저 웃었다.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9점을 넣은 김주성의 활약을 앞세운 원주 동부가 창원 LG에 72-69로 신승을 거두고 적지에서 귀중한 첫 승을 올렸다.
LG의 강을준 감독은 경기 전 열린 사전 인터뷰에서 LG의 약점으로 “우리 팀에는 큰 경기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없다”며 단기전에서의 경험 부족을 우려했다. 이어 상대 팀인 동부에 대비한 전략으로는 “김주성이 출전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김주성이 있는 상황에서 정규시즌 동부와의 6번 경기를 치뤘다. 동부가 기존 포메이션에서 크게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강을준 감독이 우려한 LG 선수들의 플레이오프 경험 부족은 정확히 들어맞은 반면 상대 팀에 대한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강동희 감독은 사전 인터뷰에서 “정규시즌에 쓰지 않았던 전술을 시험해 볼 예정”이라며 단기전에서 LG의 문태영을 봉쇄하기 위한 깜짝 전술이 있음을 조심스럽게 피력했다.
강동희 감독은 1쿼터 중반 이후 김주성-손준영-김명훈을 동시에 출전시키는 깜짝 전술을 들고 나왔다. 조나단 존스를 비롯해 4명의 장신 선수로 골밑에 철옹성을 쌓으며 문태영의 골밑 돌파와 크리스 알렉산더에 대한 수비를 동시에 성공시켰다. 또한 LG의 정확한 외곽포를 막기 위해 포워드를 기용해 높이의 약점을 보완하고 문태영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기 위한 것.
문태영은 동부의 장신 포워드 숲에서 길을 잃고 말았다. 정규시즌 평균 21.9점을 넣으며 득점왕에 오른 문태영이 이 날 경기에서 전반 단 4점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자 LG의 가드진 역시 우왕좌왕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또한 동부의 강력한 골밑 수비에 크리스 알렉산더 역시 계속 고립되며 무리한 슛을 시도해야 했다. 전반 LG의 필드골 성공률은 단 23%에 그쳤다.
LG는 후반들어 조상현과 강대협의 외곽슛이 살아나며 4쿼터 중반 이후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명승부를 펼쳤지만 문태영이 4쿼터 무득점에 그치며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경기 직 후 강동희 감독은 “1,2쿼터 수비가 잘됐다”면서 “윤호영이 초반에 파울트러블에 걸렸는데, 손준영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 수비는 잘됐는데, 후반 체력이 떨어지며 쉬운 외곽 오픈 찬스를 많이 내준 것은 아쉽다”고 밝혔다.
강을준 감독은 “가드진이 초반 경기를 풀어부지 못했다”면서 “선수들의 정신력 역시 동부에 뒤졌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특히 문태영에 대해서는 “냉정을 찾고 경기를 했어야 했는데, 자기 컨트롤이 안됐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동희 감독은 “LG에서도 (2차전)준비를 많이 해올 것이다. 조직력을 다시 한번 정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부임 후 팀을 2년 연속 플레이오프로 이끈 강을준 감독과 부임 후 첫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강동희 감독의 첫 번째 대결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강동희 감독이 우위를 점했다. 오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2차전에서는 양 팀 감독이 어떤 지략 대력을 펼칠지 기대가 된다.
창원=박찬기 / 사진제공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