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삼성전에서 ‘신바람’을 내는 이유

2010/02/24 by   ·   No Comments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전자 라이벌’이라는 수식어처럼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만들 것으로 전망되던 LG와 삼성의 올 시즌 맞대결이 이상하게 일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2월 23일 올 시즌 6R 맞대결 전까지 LG가 4승1패로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점한 것이었다. 가장 많은 점수차가 9점차(91-82)였을 만큼 매 경기 접전의 승부를 펼치면서도 결국 마지막에 웃는 쪽은 LG였다. 순위가 5-6위로 백지장 한 장 차이임을 감안하면, 더욱더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지난 시즌 6강 PO에서 맞붙었고, 전통적인 라이벌인 LG와 삼성의 구도가 올 시즌 왜이리 일방적으로 바뀌었을까?

득점 1위 문태영과 리바운드 1위 알렉산더의 활약

가장 큰 이유는 득점 1위 문태영과 리바운드 1위 알렉산더가 유독 삼성전에 강하다는 것이다. 문태영의 경우는 이승준이나 국내 포워드와의 매치업에서 우위를 보였고, 알렉산더는 레더나 브랜드와의 매치업에서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올 시즌 평균 21.8점 8.2리바운드 3.2어시스트를 기록중인 문태영은, 평균 26.6점에 10.6리바운드를 3.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전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20점으로 가장 적은 득점을 4R 맞대결에서는 리바운드를 무려 14개나 걷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삼성은 수비에서 주로 이승준에 간간히 차재영-김동욱 등 토종 파워 포워드들을 번갈아 기용했으나 문태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문태영이 공격에서 확실한 ‘타짜’ 역할을 해줬다면, 수비에서는 알렉산더가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올 시즌 평균 14.1점 9.8리바운드로 리바운드 부분 1위에 올라있지만, 삼성전에서는 무려 14.2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낸 것이다. 삼성만 만나면 4개 이상의 리바운드를 더 걷어낸 것이었다.

레더를 상대로는 필리핀 리그 시절 이미 제압한 바가 있어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 한 것이 주요했다. 또한, 브랜드의 경우 신장(207.1cm)로 알렉산더(212.5cm)와 큰 차이는 없지만, 웨이트나 플레이 스타일이 센터보다는 포워드에 가깝기 때문에 공-수에서 알렉산더의 활약이 더 빛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올 시즌 LG를 이끌고 있는 문태영과 알렉산더의 활약이 유독 삼성전에서 더욱 빛을 발한 것이 LG가 삼성에게 강했던 가장 큰 이유인 셈이다.

국내 선수들의 분전도 돋보이는 삼성전

삼성전에서 문태영과 알렉산더의 활약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독 삼성전에서 자신의 시즌 기록보다 더욱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국내 선수들이 있다. 바로 슈터 조상현과 포인트가드 전형수가 그 주인공이다.

조상현의 경우는 부상으로 1-4-5R 세 경기에만 출장했었다. 그러나 기록을 보면, 평균 11.67점 3점슛 2개로 시즌 전체 기록인 평균 9.2점 3점슛 1.9개보다 나은 성적을 보였다. 특히 단순한 기록보다도 유독 삼성전 승부처에서 자신감 있게 던진 슛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삼성의 림을 갈랐다.

포인트가드인 전형수 역시 눈에 띄는 기록의 상승은 없었지만, 유독 삼성의 이정석이나 이상민을 만나서는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5R 맞대결에서는 연장 결정적인 3점포를 림에 꽂는 등 10점(3점슛 2개) 5어시스트로 제 몫을 충실하게 해냈다.

이 두 선수의 매치업은 포인트가드인 이정석이나 이상민, 슈팅가드인 강 혁이 주로 맡아왔다. 그러나 이상민이나 강 혁은 이제 30대 중반을 넘어선 노장들이라 수비에서는 좀처럼 이들에 대한 효과적인 수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나마 젊은 이정석 역시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마찬가지로 공격형 가드인 전형수가 플레이 하기에는 훨씬 편했다.

문태영과 알렉산더의 득점과 골밑 장악력이 분명 LG가 삼성전에 강한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토종 선수인 조상현과 전형수의 플레이 역시 소금과도 같은 역할을 한 것이었다.

기존 멤버에 식스맨까지 폭발한 6R 대결

삼성에게는 비록 6위가 유력해졌다고 해도 이날 경기는 아주 중요했다. 당장 올스타 휴식기 이후 자신보다 높은 1~5위 팀에게 거둔 승리가 단 1승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LG 역시 연승의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승리가 필요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다시 한 번 LG가 ‘삼성 천적’임을 증명한 경기였다. 그 동안 삼성전에서 잘해줬던 주전 선수들은 물론이고, 식스맨까지 맹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알렉산더는 브랜드를 상대로 높이와 힘을 앞세워 24점 12리바운드로 다시 한 번 골밑의 제왕임을 입증했다. 또한, 슈터 조상현은 이날 무려 3점슛 5개 포함 23점이나 기록했다. 게다가 식스맨인 이현준(15점 3점슛 5개)와 기승호(11점 3점슛 1개) 역시 번갈아 뛰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다만, 문태영이 이승준을 상대로 15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로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본인의 공격을 욕심 내기 보다는 팀 플레이를 하기 위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이날도 삼성전에서 강한 선수들은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게다가 5연승에 성공한 LG는 이날 4위 동부가 오리온스에게 패하면서 1경기차로 따라 붙어 시즌 막판 4위를 노려볼 수도 있게 됐다. LG에게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경기’였다.

반면, 삼성은 3쿼터 막판 이승준의 골밑 득점과 브랜드의 3점포로 72-69로 역전에도 성공했지만, 4쿼터 집중력에서 LG에게 밀렸다. 특히 4쿼터 막판 이현준-조상현에게 3점포를 내주는 등 외곽 수비가 전혀 안되면서 다시 한 번 LG전 패배의 눈물을 삼켜야 했다.

바스켓코리아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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