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해설자가 전해준 감동

농구해설을 한 지도 벌써 4개월이 넘어섰다. 방송을 처음 접하다 보니 많이 어설프고 낯설다. 말솜씨가 없어 상황의 변화나 캐스터의 질문에 적절한 대응도 못하고, 특히 농구경기의 스피드와 재미를 더해줄 현장감을 느끼도록 하는 흥분된 멘트와 어감이 떨어진다는 소릴 자주 듣는다. 성격상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고 감각이 그리 뛰어나지 않는 자질문제도 있는 것 같다.

오늘 아침에도 동계올림픽중계를 봐야했다. 어제 남자가 500m 금메달을 땄고 오늘은 여자 차례였다. 아! 또 금메달을 따냈다. 정말로 축하할 일이었다.

어떻게 보면 쇼트트랙에 가려 스피드스케이트는 대접을 못 받는 신세였다. TV를 통해 들려오는 캐스터와 해설자의 목소리는 흥분의 강도를 넘어 감동 그 자체였다. 코끝이 찡해왔다.

해설을 하는 제갈성렬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울먹이며 하는 멘트 역시 제대로 알아 들을 수 없을 정도로 감격해했다. 듣는 나도 화면의 내용보다 그들의 소리에 감동이 더 했다.

‘나도 저런 방송을 하면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저게 농구였으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대한민국 남자농구가 세계무대에서 저렇게 국민들에게 감동과 흥분을 줄 수 있는 경기를 하고 방송을 타는 날을 기대해 본다.

올해 청소년들이 세계무대를 도전한다. 독일에서 17세 이하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부디 어린 선수들이지만 온 국민을 울리는 경기를 하고 감동을 주었으면 한다.

스케이트를 타는 선수들이 얼마나 피나는 훈련과 노력을 하는지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그들은 원 없이 울어도 슬픔이 없을 것이다. 농구 역시 원 없이 울도록 한 번 해보자. 희미하게 멀어져가는 아시아 정상의 기억을 현실로 만들어보자.

수영의 박태환이 그랬고 스피드스케이팅의 모태범이나 이상화가 그랬다. 이웃나라 중국의 류시앙 역시 신체적 조건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세계정상의 벽은 도전하는 이들에게는 문을 열수 밖에 없었다. 농구도 할 수 있다. 이를 악물고 도전해 보자.

다시 한 번 정상을 차지한 스피드 스케이팅의 선수와 스탭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특히 지난 학기 한국체육대학에서 내 수업을 수강한 이상화 선수와 기쁨을 같이 하고 싶다.

바스켓코리아 추일승 / 사진 박영태

|

Copyright © Basket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