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계속된 09-10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인천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두 팀의 마지막 맞대결에서, 모비스가 70-63의 승리를 거두고 선두를 굳게 지켰다.
이 경기에서 돋보인 점은 두 팀이 가진 씁쓸한 승리의 방정식이다.
모비스는 이번 시즌 전력이 약한 하위권 4팀(KT&G, SK, 오리온스, 전자랜드)을 상대로 20승 1패의 압도적 우위를 보인 반면, 순위 경쟁을 해야 하는 상위 5팀에게는 14승 11패로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여기서 모비스의 반갑지 않은 징크스가 드러난다. 모비스는 골밑의 강력한 제공권 장악 보다, 스피드를 이용한 속공(171개, 리그 4위)을 위주로 하는 팀이다. 그러나 모비스와 순위 경쟁 중인 상위 5팀(KT, KCC, 동부, LG, 삼성)을 살펴보면, 각각 골 밑을 책임지는 빅맨들이 든든한 팀들임을 알 수 있다.
물론 하위권에 있는 KT&G(크리스 다니엘스), 오리온스(허버트 힐), SK(크리스 가넷) 등에도 수준급 빅맨들이 있지만, 그 중량감은 팀의 센터 브라이언 던스톤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KT&G(32.02개), 오리온스(30.6개), SK(32.84개)의 기록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모비스(32.65개)보다 비슷하거나 부족한 리바운드 수가 이를 증명한다. 결국 상대적으로 높이가 높은 강한 팀과는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약한 팀에게는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는 얘기가 된다. 우승 경쟁을 해야 하는 모비스로선 씁쓸한 결과이다.
전자랜드는 이와 반대로 6강 안에 있는 상위권 팀들에게는 열세(2승 19패)로 열세를 보였으나, 비슷한 전력의 하위권을 맞아서는 13승 12패로 상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을 펼쳤다.
여기서는 전자랜드의 치명적인 단점이 드러난다. 전자랜드의 강점은 누가 뭐래도 슈팅력이 좋은 빅맨(서장훈, 맥카스킬)의 활용에 있다. 전자랜드는 야투 성공률에서 54.97%를 기록하며 대등한 승부를 펼친 하위권 팀들인 KT&G(51.67%), 오리온스(53.52%), SK(52.07%)에게는 앞서 있지만, 6위 안에 있는 팀들에게는 모두 뒤지는 수치를 보인다. 전체 7위에 그치는 부문 순위가 이를 증명한다. 이렇듯 상, 하위권 팀들에게 편차가 심한 전자랜드의 모습은 ‘플레이오프 좌절’이라는 씁쓸함만 남겼다.
승리의 열쇠는 3점슛과 골 밑 활약
주력 선수 중 2m가 넘는 선수가 없어 인사이드 공격에 어려움이 있는 모비스가 선두를 질주할 수 있는 이유로 리그 1위(73.9점)를 달리는 수비력을 빼놓을 수 없지만, 무엇보다 성공 부문 4위(6.17개)와 성공률 부문 3위(35.63%)를 기록하고 있는 3점슛을 활용한 공격력도 무시할 수 없다.
모비스는 이번 시즌 12번의 패배를 당했는데 그 중 9번의 패배가 3점슛이 평균치를 밑돌아 당한 패배일 만큼, 그들에게 있어서 3점슛은 승리의 지름길과 같은 역할을 했다.
반대로 전자랜드는 속공이 전체 10위(경기당 2.08개)를 기록할 만큼 스피드는 없지만, 경기당 31.67개(부문 6위)의 리바운드를 기록한 포스트는 그나마 나쁘지 않은 편이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 거둔 15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8승이 리바운드가 평균치와 같거나 높았을 때 거둔 승리인 만큼, 그들에게 있어서 꾸준한 골밑 활약은 승리를 위한 주안점이었다.
마지막 대결에서 다시 반복된 승리의 방정식
14일 열린 두 팀의 이번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는 그 씁쓸한 승리의 방정식은 다시 반복됐다.
모비스는 전반까지 3점슛이 0%(0/11)에 그치며 33-36으로 3점을 뒤졌지만, 3쿼터 2분 20초를 남기고 터진 김동우의 첫 번째 3점을 기점으로 플레이가 살아나며 역전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는 전반까지 센터 맥카스킬과 서장훈이 상대 브라이언 던스톤과의 골밑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이 두 선수의 득점 합계가 4득점으로 부진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 인해 하위권 팀에게 강하고 상위권 팀에게 약한 두 팀의 천적관계가 계속 됐고, 3점슛과 골 밑 활약에 의해 승패가 엇갈리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 또한 이어졌다.
바스켓코리아 오세호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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