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세. 근.
김주성 이후에 이토록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선수가 있을까?
2010년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 벌써부터 2011년 드래프트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그 중심에는 단연 오세근이 자리잡고 있다.
벌써부터 2011년 드래프트는 ‘오세근 드래프트’라 불릴 정도로 그에 대한 기대치는 높은 상태이고,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 팀들은 ‘내년 드래프트에서 오세근을 잡을 수 있다’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특히 지난 드래프트에서 1-2순위를 독점하며 박찬희와 이정현을 획득한 안양 KT&G는 이번 시즌도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적이기에, 만약 다음 드래프트에서 오세근까지 뽑는다면 2년 만에 팀을 완전히 리빌딩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여기에 2011-12시즌에는 양희종과 김태술이 복귀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KT&G의 세상이 펼쳐질 지도 모르는 일이다.
굳이 KT&G가 아니더라도 어느 팀이건 오세근을 잡는다면, 김주성이 지난 8년 동안 원주 동부를 최강의 팀으로 이끈 것과 같은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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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근을 보고 있으면 마치 예전 NBA의 전설적인 파워포워드인 칼 말론을 연상시킨다.
칼 말론이 80-90년대를 거치며 파워포워드의 대명사로 불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가지고 있는 신체사이즈가 다른 선수들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큰 몸집에 근육으로 똘똘뭉친 체격은 다른 선수들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물론 웨이트트레이닝을 예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강조하고 있는 현재 NBA선수들과 비교하면 그저 보통체격일 수도 있겠지만, 당시 칼 말론이 활약하던 시절의 선수들과 비교해서는 확실히 거대했던 것이다.
오세근 역시 마찬가지이다. 대학농구를 보고 있으면 ‘과연 저 몸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세근의 몸은 두껍고 탄탄하다. 웨이트로 다져진 팔뚝을 보고 있으면 당장이라도 KBL에 뛰어들어 용병들과 힘으로도 맞서 이기는 모습을 상상하게 된다. 국내 선수들도 웨이트를 강조하고 있긴 하지만, 오세근의 몸집과 근육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농구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칼 말론이 그랬던 것처럼, 오세근은 픽앤롤 플레이를 영리하게 펼칠 줄 알고 포스트업에 이은 턴어라운드 슛이나 정확한 미드레인지 점퍼도 장착하고 있다. 유연한 몸에 긴 팔까지 가지고 있는 오세근이 만약 지금 당장 KBL에 진출한다면, 1:1로 오세근을 막을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일 것이다.
그렇다고 오세근이 완벽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자신보다 힘이 센 상대는 국내에서 찾아볼 수 없기에 힘으로는 지는 경우가 드물지만, 키가 큰 선수들을 상대로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특히 2009농구대잔치 첫 경기에서 고등학교 졸업예정인 경희대의 김종규(207cm)를 상대로 어려워했던 모습은, 분명 오세근이 가지고 있는 단점을 노출했던 경기였다. 물론 감기몸살에 족저근막염이 완치되지는 않았었지만 말이다.
[오세근 2009년 활약 동영상]
이미 대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팀의 주전 파워포워드 자리를 꿰차고 있는 오세근은, “국가대표는 내게 명예이고 자랑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국가대표 A팀, 유니버시아드 대표팀, 대학대표팀, 동아시아대표팀 등 ‘대표’라는 타이틀이 들어가는 팀에는 전부 선발이 되고 있는 오세근은, 지난 가을에는 그 부작용으로 족저건막염에 시달리며 깁스를 한 채 지내야만 하기도 했었다. 그만큼 대한민국 농구에서 오세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피곤하기도 하죠. 작년에는 정말 1년 내내 쉴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도 대표팀은 항상 자랑스런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에는 국가대표에 대해 적극적이고 충성적이던 선수들도 프로에 가면 태도가 돌변하며 대표팀 차출을 꺼리는 현상을 이야기하며, “오세근도 나중에 그렇게 되는 것 아닌가?”라고 묻자,
“저는 그렇게 되지 말아야죠. 국가의 부름에는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향후 10여 년 동안, 대한민국 농구는 오세근이란 선수에게 많은 것을 의지해야 할 것이다. 마치 지난 10여 년간 김주성에게, 또 그 이전에는 서장훈에게 의존했듯이 말이다. 오세근은 이제 때론 하승진과 때론 김주성과 파트너가 되어 우리 골밑을 지킬 것이고, 미래에는 새로 성장한 선수들과 함께 베테랑 포스트맨으로서 대표팀을 이끌 것이다.
본인의 말처럼 ‘국가대표를 영원히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로서, 대한민국 농구의 르네상스를 일으켜주길 바래본다.
바스켓코리아 오경진 / 사진 오성두 / 영상 전성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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