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민석) 시즌의 80% 정도가 소화된 상황에서 30승(13패)을 기록하면서 전주 KCC와 함께 공동 2위를 기록 중인 지난 시즌 꼴찌 부산 KT 소닉붐.
사실 시즌 초반 연승을 내달리면서 공동 선두권에 있을 때만 해도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 곧 돌풍도 사그라 들겠지’라는 평가가 주류였다. 그러나 여전히 KT는 당당히 우승을 논할 수 있는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KT가 기왕에 탄력을 받은 상황에서 우승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 있다. 바로 포인트가드와 센터 포지션.
과연 시즌 막판으로 접어든 KT가 이 두 포지션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2위 이내의 순위에 우승까지 한 번 도전해 볼 수 있을까?
역시 가장 큰 문제점은 포인트가드 자리다. 비록 프로무대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신기성이 있고 여기에 백업으로 최민규-박태양이 있다고는 하지만, 분명 타 팀에 비래 밀리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신기성이 올 시즌 43경기에서 평균 29분 32초를 소화하면서 7점 4.6어시스트 3점슛 0.8개를 기록 중이지만, 다른 팀의 주전 포인트가드 들에 비해 다소 아쉬운 것이 사실. 물론 전성기 때는 어시스트와 경기 조율은 물론이고 웬만한 슈팅 가드 못지않은 득점력과 3점슛을 가졌던 시절을 생각하면 분명 그 역시 세월의 무게는 이겨낼 수 없는 셈이다.
그나마 백업 포인트가드 최민규(33경기 출전 2.3점 0.9어시스트)가 부상을 당한 과정에서 하프 코리언 박태양이 18경기에 나와 평균 7분39초를 출장 2.7점을 기록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지만, 어시스트가 평균 0.4개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포인트가드라기 보다는 슈팅가드의 성향이 더욱 더 강한 선수다.
결국 시즌 도중 트레이드도 실패한 KT 입장에서는 이 세 선수로 올 시즌 포인트가드 자리를 꾸려 나가야 한다. 물론 다음 시즌에는 양우섭이 부상에서 복귀하면 한 결 더 포인트가드 운용에 숨통이 트이겠지만, 그 전 까지는 분명히 KT의 가장 큰 약점은 포인트가드가 될 것이다.
신기성-박태양-최민규로 이어지는 KT의 포인트가드 진이 과연 올 시즌 팀에 ‘4강 PO 직행 티켓’을 선사할 수 있을 지 주목해보자.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한 딕슨
포인트가드 포지션 외 KT의 문제는 바로 센터진이다. 물론 약점이 크게 두드러진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언제든 큰 게임에 가서는 위험 요소로 돌출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사실 KT&G에서 17경기를 평균 20분 55초를 뛰면서 17.5득점 8.1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던 딕슨을 신인 지명권(1~4 순위 로터리 픽)까지 내주면서 리틀과 함께 영입했을 때만 해도, 딕슨은 우승을 위한 화룡점정으로까지 꼽히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딕슨이 KT에서 뛴 20경기에서 기록한 성적은 평균 12분 21초를 뛰면서 8.2점 4.4리바운드.
제스퍼 존슨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던 평가와는 달리 딕슨은 자신이 해줘야 할 몫도 못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2005~2006 시즌에는 KT의 전신이었던 KTF 시절을 생각해봐도 딕슨의 부진은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1월 20일 KT&G전에서 15점 5리바운드를 기록한 이후 전자랜드-오리온스-KCC-모비스와의 경기에서 딕슨이 기록한 기록은 평균 5.25점에 1.75리바운드. 웬만한 토종 파워 포워드와 비교해봐도 쳐지는 성적이었다.
물론 딕슨의 절대적인 기량이 떨어져서 그런 것은 아니다. 골밑에서의 잔 기술이 떨어지다 보니 공-수에서의 옵션이 그리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위력적인 백보드 장악력이 다소 묻히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다소 소극적인 성격 탓에 심판이 공격자 파울이나 트레블링 반칙을 초반 불게 되면, 그 날 전체 경기력에 영향을 마친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딕슨은 장-단점이 명확한 선수다. 따라서 남은 정규시즌과 PO에서 KT가 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딕슨이 가진 장점을 더욱더 극대화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이 해주는 것보다도 딕슨 스스로 일단 자신감과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는 것이 ‘제 1조건’이겠지만 말이다.
고비에서 다시 만난 ‘통신 라이벌’
이렇듯 포인트가드와 센터에 대한 문제점을 갖고 있는 KT가 하필 중요한 시점에서 통신 라이벌로 불리는 서울 SK와 만났다.
특히 SK는 뛰어난 포인트가드인 주희정이 건재하다. 여기에 사마키 워커에 비해 이름값에는 미치지 않지만, 지난 시즌 KTF에서 뛴 크리스 가넷이 든든히 골밑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KT 입장에서는 공동 2위와 8위라는 순위와 상관없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는 일전이었다.
특히 딕슨은 아예 이날 엔트리 자체에서 빠져버렸다. 지난 모비스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이 문제였다고는 하지만, KT 입장에서는 분명 무시할 수 없는 큰 공백이 생긴 것이었다.
일단 딕슨은 그렇다 쳐도 이날 스타팅 멤버로 나선 신기성은 제 몫을 충분히 선보였다. 1쿼터에서만 3점포 두 방을 작렬시키면서 컨디션 조절을 하더니 꾸준한 활약으로 팀의 여유있는 리드를 이끌었다.
신기성이 워낙 잘해주다 보니 박태양이 3쿼터 종료 56.1초를 남겨두고 코트에 투입되는 등, 적어도 이날만큼은 신기성이라는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줬다. 특히 상대가 고려대 후배로 뛰어난 포인트가드인 주희정이기에 신기성의 맹활약은 더욱더 돋보였다. 이날 28분 52초를 뛰면서 11점(3점슛 3개) 2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이 신기성이 기록한 성적이었다.
딕슨의 공백 역시 송영진-박상오 두 장신 포워드들이 번갈아 가면서 제스퍼 존슨과 함께 잘 메워줬다. 물론 SK의 골밑이 KCC-전자랜드-동부처럼 그리 공고한 것은 아니라고는 해도 분명 이날의 승리는 KT에게는 의미있는 경기였다. 송영진이 11점 4리바운드-박상오가 9점 4리바운드로 든근히 골밑을 지켜줬기 때문이다.
덩달아 이날 승리로 다시 한 번 단독 2위로 올라섰다는 것 역시 KT에게는 이날 승리가 더욱 더 값진 승리였던 셈이다.
바스켓코리아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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