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삼성과 전자랜드, 6강의 경쟁력을 키워라

6강의 사활을 건 두 팀의 ‘잠실 대첩’에서 삼성이 웃었다.

6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9-10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 인천 전자랜드의 이번 시즌 5라운드 맞대결에서, 이승준(17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과 빅터 토마스(20점 8리바운드)의 꾸준한 득점과 이상민(6점 4어시스트)의 안정된 게임 조율을 앞세운 서울 삼성이 80-72의 승리를 거뒀다.

전자랜드는 서장훈(24점 5리바운드)만이 제 몫을 다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의 활약이 침묵을 지키며 2연패에 빠져 6강 진출에 난항을 겪게 됐다.

이날 승리로 8연패 뒤 2연승을 달린 삼성은 시즌 전적 18승 23패를 기록, 15승 29패의 전자랜드를 4.5경기 차이로 따돌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그야말로 유리한 고지일 뿐, 100% 확정은 아니다.

이와 같이 6강 진출을 두고 두 팀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오늘 경기 안에는 두 팀 중 누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도 불안할 법한 이유가 있었다.

서울 삼성, 전자랜드 같은 무게감만 가질 수 있다면

현재 삼성의 전력에서 강점을 논하라면 누구나 가드 포지션을 얘기할 것이다. 이상민-이정석-강혁이 버티고 있는 삼성의 가드진은, 경험과 스피드 그리고 센스까지 두루 갖춘 완벽한 라인업이다.

하지만 아무리 최고의 요리사라도 좋은 재료가 없으면 그 역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것처럼, 이들의 능력이 탁월해도 그 공을 받아주는 사람이 없다면 득점으로 연결되기는 어렵다.

이처럼 삼성의 문제는 가드들의 공을 받는 센터들에게 있다. 이승준과 마이카 브랜드라는 이름값에서는 서장훈과 아말 맥카스킬이 있는 전자랜드에 대등하게 보이지만, 맥카스킬과 서장훈은 몸싸움을 통해 골과 가까운 위치에서의 득점을 노린다. 반면, 이승준과 브랜드는 특유의 슈팅 능력을 활용한 미들슛이나 트랜지션 상황에서의 득점을 주로 가져간다.

오늘 전자랜드와 경기에서도 삼성은 스몰맨이 탑에서 골로 컷인을 들어가다 빅맨을 스크린 걸어주고, 빅맨은 그 스크린을 이용해 하이 포스트 지점까지 올라와 미들슛 찬스를 보는 방법으로 상대의 센터들을 끌어내며 플레이로 재미를 봤다.

그러나 골밑에서의 몸싸움에서는 쉽게 자리를 내주며 실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 경기에서 이승준의 야투율(8/13, 62%)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못했더라면 결과는 반대로 나왔을지도 모를 일이다.

삼성이 6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3위를 차지하는 팀과 1라운드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유력한 경쟁 상대인 모비스, KCC, KT가 포스트가 강한 만큼 6강 경쟁을 넘어 플레이오프에서의 대등한 경기를 위해서라도 전자랜드와 같은 포스트의 강력한 힘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전자랜드, 삼성과 같은 원숙함만 있었더라면

사실 전자랜드의 가드 부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서장훈이 영입되면서 그 갈증은 더욱 심해졌다. 아무리 좋은 센터가 있어도 패스를 해주는 선수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전자랜드의 가드들은 황성인(1.8), 박성진(3.3), 정영삼(2.4) 등 그 물망에 올릴 선수는 많지만, 낙점을 받을만한 선수는 없다. 기록에서 보이는 부족한 어시스트 수치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오늘 경기에서도 전자랜드의 가드들은, 상대인 삼성의 가드들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

삼성의 가드들은 돌파 이후 동료에게 패스를 내주고 속공 상황에서 유효 적절하게 리드 패스를 찔러주며 자연스러운 공격을 전개한 반면, 전자랜드의 가드들은 서장훈과 토마스의 미스매치에서 상대의 오버가딩으로 인해 패스 타이밍을 놓치거나, 맥카스킬에게 도움 수비가 붙는 상황에서 반대 사이드로 스윙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공격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경기가 끝난 후 유도훈 감독도 “공격에서 너무 한곳만 본 것 같다”라고 패인을 분석했다.

전자랜드가 삼성보다 4경기를 적게 남겨둔 상황이어서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으로 보이지만, 기적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더라도 유력한 상대인 모비스(양동근), KCC(전태풍), KT(신기성) 등이 유능한 가드들을 보유하고 있어 어려운 승부를 해야 한다.

전자랜드 입장에선 삼성의 탄탄한 가드진이 부러워질 것도 같다.

바스켓코리아 오세호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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