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부산 KT가 김도수 없이 살아가는 법

(부산=서민석) 지난 시즌 꼴찌에서 일약 상위권으로 도약한 KT가 올 시즌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바로 팀의 주축으로 쏠쏠한 활약을 보이던 김도수가 1월 27일 KCC와의 경기 도중 요추와 손가락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당한 것.

사실 ‘포워드 왕국’으로 불리는 KT에서 김도수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부상이 KT에게 뼈아프게 다가온 것은 분명 기록 이상의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부상으로 괴로워하는 김도수

왜 김도수의 공백이 뼈 아픈가?

사실 김도수의 공식적인 성적은 42경기에 나와 평균 24분 32초를 소화, 9.1점 3점슛 0.8개 2.2리바운드 1.8어시스트다. 결코 스타급 선수의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김도수 개인적으로 봤었을 때는 2004~2005시즌 전자랜드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여기에 김도수의 득점 여부에 따라 KT가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분명 그의 존재감은 KT에게 클 수 밖에 없었다.

당장 그의 공백으로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선수는 스몰포워드 김영환이었다. 일대일 공격 능력만큼은 탁월한 김영환은 국내선수 중 승부처에서 가장 믿고 공격을 맡길 선수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단점이 있었으니 체력적인 문제였다. 아마시절부터 체력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탄탄한 면을 보여주지 못한데다, 크고 작은 부상 경력은 그가 신인 드래프트 8순위까지 밀린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KT에서 보낸 세 시즌은 적어도 김영환 개인의 입장에서는 성공적인 시간들이었다.

눈에 띄는 톱스타는 아니었지만, 분명 제 몫은 해주는 팀에서 없어는 안될 선수였기 때문이다. 특히 포워드진이 풍부한 팀 사정 역시 김영환이 체력적으로 무리하지 않고, 경기를 뛸 수 있는 밑거름이었다. 하지만 김도수의 부상으로 이제 자신이 보다 더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생긴 상황이었다.

사실 KT는 외국인 선수와 포인트가드 자리를 제외한 슈팅가드(조성민, 조동현)-스몰포워드(김영환, 김도수)-파워포워드(송영진, 박상오) 자리는 철저한 플래툰시스템을 추구한 팀이었다. 물론 국내 선수층의 양과 질이 건실한 상황에서 굳이 주전-비주전의 경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김영한 입장에서는 김도수의 공백으로 인해 본인이 체력적으로 가져야 할 부담은 분명 커진 상황이었다.

김도수 없이 치른 모비스와의 연장 혈전

결국 김영환의 출장 시간이 정해진 상황에서 KT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슈팅가드를 두 명 기용해 앞선의 수비나 속공 능력을 늘리는 것이나, 모비스가 골밑이 좋은 것을 감안해 파워포워드를 한 명 더 투입시키는 방법이었다.

일단 나이젤 딕슨이 올스타 휴식기 동안 선수들과의 손발을 맞춰서 그의 위력이 배가됐고 김효범-박종천-김동우 등 슈터들이 좋은 모비스의 팀 칼라를 감안해보면, 전자의 방법이 유력한 상황이었다.

일단 KT의 스타팅 멤버는 신기성-조성민-김영환-송영진-제스퍼 존슨이었다. 따라서 김영환이 공격에서 해줄 몫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1쿼터 김영환은 3점포 한 개 포함 7점을 몰아치면서 팀 공격을 주도했다. 또한, 2쿼터 들어서는 김영환이 다소 주춤하는 사이 조성민이 6점을 몰아치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은 김도수의 또래인 김영환과 조성민이 잘 메운 셈이었다.

후반 들어서도 김도수의 공백은 조성민의 공-수에서의 맹활약으로 완벽하게 메우기 시작했다. 후반에서도 10점을 몰아친 조성민은 특히 4쿼터에서 결정적인 득점에 성공하는 등 팀 공격을 이끌면서 승부를 연장까지 이끌었다.

결국 81-80이었던 연장 종료 4.1초 전 공격제한 시간을 알리는 부저와 함께 결정적인 레이업을 성공시킨 것도 조성민의 몫이었다. 김영환이 45분을 모두 뛰면서 11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 조성민이 42분 24초를 뛰면서 24점(3점슛 2개) 5리바운드 2블록슛이라는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이날 KT는 ‘김도수의 공백’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셈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대목은 김도수의 공백으로 선수들이 확실히 한발 더 뛰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수들이 살신 성인이 결국 올 시즌 천적으로 불리던 모비스에게 연장 접전 끝에 값진 승리로 귀결된 셈이었다.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잡은 듯 김도수의 공백이라는 위기를 KT가 기회로 바꿀 수 있을 지 주목해보자.

바스켓코리아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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