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중간 점검] 국내 빅맨들의 활약상 돌아보기

2010/02/4 by   ·   No Comments

지난해 10월 15일 개막 이후 3개월 이상 숨 가쁘게 달려온 2009-10 KCC 프로농구가 지난 31일 올스타전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모두 소화한 가운데, 치열한 순위 싸움이 벌어질 후반기를 앞둔 시점에서 전반기 프로농구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번 시즌 가장 눈에 띄는 룰의 변화는 ‘용병 선수 2명 보유에 1명 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2~3쿼터에서만 한 명이 뛰었지만, 이번 시즌은 1~4쿼터까지 모두 한 선수를 투입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룰의 최대 수혜자인 국내 빅맨들의 전반기 활약상은 어땠을까?

독보적 존재로 거듭나는 김주성과 하승진

두 선수는 이전에도 용병급의 활약을 펼쳤지만, 이 제도로 하여금 입지가 더욱 탄탄해진 선수들이라 할 수 있겠다.

김주성(13.9점 5.2리바운드 2.5어시스트<08-09시즌>, 16.5점 6.5리바운드 3.7어시스트<09-10시즌>)과 하승진(10.4점 8.2리바운드 1.3블록<08-09>, 14.2점 9.7리바운드 1.7블록<09-10>)의 기록이 상승한 부분만 봐도 이 같은 사실은 증명된다.

특히 김주성의 평균득점(16.5점)은 06~07시즌(17.3점)이후 최고치이며, 리바운드(6.5개) 또한 03-04시즌(8.9개) 이후 가장 높다.

이런 김주성의 활약은 챈들러의 영입으로 포스트가 약해진 팀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고, 그를 활용한 디펜스는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동부가 상위권과의 혼전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KCC의 하승진도 98-99시즌 서장훈(13.97개)이후 첫 토종 리바운드 왕좌를 노릴 만큼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특히 아이반 존슨과 만들어내는 ‘명품 하이/로우 플레이’는 KCC가 아닌 모든 팀들의 공포의 대상이 됐을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그러나 하승진이 전치 6주의 부상 진단을 받으며 전력 이탈을 한 경우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의 후반기 활약 여부는 ‘체력 안배와 부상’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전한 함지훈과 서장훈

하승진이나 김주성만큼의 독보적 존재는 아니지만, 꾸준한 활약으로 팀에 힘을 실어주는 선수들이다.

함지훈(15.2점 7리바운드 3.9어시스트)은 198Cm에 불과한 작은 신장으로 센터 포지션을 소화하며, 브라이언 던스톤을 빼면 포스트 요원이 없는 모비스의 골밑을 사수하고 있다.

그는 작은 신장으로 인해 생기는 약점을 상대방의 타이밍을 빼앗는 교묘한 움직임과 센터 포지션의 선수 중 1위(3.93개, 전체 11위)에 달하는 어시스트 능력으로 극복, 모비스의 선두 행보에 ‘숨은 공로자’가 되고 있다.

‘국보’ 서장훈 역시 함지훈 못지않은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장훈은 이번 시즌 현재까지 16.6점 6.3리바운드 1.8 어시스트를 기록, 시즌 초반 13연패의 부진에 허덕이던 전자랜드가 6강 경쟁을 할 수 있게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예전처럼 파워 넘치는 포스트 장악 능력은 다소 떨어졌지만, 05-06 시즌 19.7점 이후 최고를 기록하는 득점이나 55.4%에 이르는 야투율은 그의 꾸준함을 대변한다.

두 선수의 약점이 각각 ‘신장과 체력’에 있는 점을 짐작할 수 있듯, 남은 시즌 둘의 활약은 꾸준한 운동을 통한 ‘컨디션 유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쉬움만 가득한 김민수와 이동준

위의 네 명의 선수의 활약상이 상한가를 쳤다면, 전반기에서 보인 김민수와 이동준의 활약은 다소 아쉬운 편에 속한다.

김민수(14.6점 4.6리바운드 1.7어시스트)는 슈터는 많으나 국내 빅맨의 자리가 늘 취약하던 SK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신장과 웨이트(106Kg)에 비해 부족한 몸싸움 능력으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SK 나이츠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득점을 자랑할 만큼 득점력은 있지만, 대부분이 하이 포스트 위쪽 지점에서의 득점이어서 슈터들과 위치가 겹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이런 김민수의 모습은 이번 시즌 SK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오리온스 이동준(8.7점 4.1리바운드)의 활약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는 지난 시즌보다 하락한 기록(11.1점 5.2리바운드<08-09시즌>)이 잘 설명한다. 물론 시즌 초반 김승현의 공백이 컸고 그 후에는 부상을 입었지만, 작년에도 김승현의 출장이 불규칙했음을 생각하면 그것은 변명 거리에 불과하다.

6라운드에 들어서 복귀를 고려 중이라고는 하지만, 장기간 결장에 따른 경기 감각 부분을 생각하면 좋은 활약을 한다는 보장도 없다. 전반기를 최하위(10승 31패)로 마친 오리온스는 이래저래 ‘총체적 난국’이 아닐 수 없다.

흙 속의 진주들

룰의 변화로 위와 같은 빅맨들의 활약이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면, 의외의 수확으로 찾은 선수들이 있다. 송영진(KT)과 백인선(LG)이 그 주인공이다.

송영진(7.7점 2.9리바운드 1.4 어시스트)은 198Cm의 포워드 치고는 큰 신장으로 내 외곽을 넘나들며 맹활약 하고 있다. 특히 나이젤 딕슨의 영입이 이루어지기 전인 시즌 초반, 대학시절의 경험을 살려 포스트를 든든히 지키며 센터 포지션이 불안하던 팀이 상위권을 지키는데 일조했다.

백인선(7.5점 2리바운드)도 송창무의 군입대로 포스트 자원이 마땅치 않았던 LG에서 ‘살림꾼’의 역할을 하며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반기 레이스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열어 보인 국내 빅맨들. 순위 싸움이 본격화될 후반기 리그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바스켓코리아 오세호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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