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09-10 KCC 프로농구 서울 SK와 대구 오리온스의 이번 시즌 5라운드 맞대결에서, 대구 오리온스가 허버트 힐(18점 15리바운드)과 정재홍(10점 2리바운드 5어시스트) 콤비의 활약을 앞세워 70-64의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10승(28패) 고지에 오른 오리온스는 SK(11승 29패)와 함께 공동 9위를 형성하며 단독 꼴찌를 면했다.
SK는 공격 리바운드(17-4)를 비롯한 높이의 우위를 바탕으로 승리를 노렸지만, 장기인 3점이 18%(4/22)에 그치는 등 슛 난조를 보이며 무너졌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팀은 오리온스이다. 지난 일요일 서울 삼성을 상대로 18점(78-60)의 대승을 거두며 연패를 끊은 뒤, 이어진 세 경기에서 2승 1패를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그 안에는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과 달라진 점들이 같이 존재한다.
변하지 않는 용병 의존도
팀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김승현이 빠져나간 이후, 오리온스가 기댈 구석이라고는 외국인 선수 허버트 힐 밖에는 없어 보인다. 팀이 하위권에 있어도 허버트 힐(20.47)이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는 점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23일 경기에서도 이런 부분들은 잘 보였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경기 초반 힐에게만 집중적으로 볼을 투입했을 뿐, 움직임 없이 힐의 포스트 1대1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재홍만이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6득점을 올리며 그를 도왔을 뿐, 다른 선수들은 ‘목석’이 따로 없었다. 이는 오리온스가 1쿼터를 12-18로 뒤지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승리한 2경기에서 허버트 힐이 15.5점 9.5 리바운드로 이전 평균보다 수치가 줄어들고 나머지 선수들의 평균기록이 상향된 점은 긍정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힐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긴 하지만 말이다.
살아나는 지원병들
단독 꼴찌를 면한 오리온스가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다행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은, 힐의 부담을 덜어 줄 지원병들의 활약상에 있다. 특히 이 부분이 반가운 이유는, 김남기 감독이 당초 목표로 하던 ‘김승현 색깔 지우기’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증명이기에 그렇다.
사실 오리온스가 부진을 거듭하던 시즌 중반까지 그 중심에 있어야 할 허일영(10.6점), 김강선(7.6점), 앤서니 존슨(11분 출장, 8점 3.9리바운드) 등과 같은 선수들의 활약은,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이 기대치를 한참 밑돌았다. 그러나 오리온스가 2승을 거둔 최근 경기들을 살펴보면, 허일영(21점 3점 3.5개)과 앤서니 존슨(17분 출장 8.5점 7리바운드)의 기록 향상이 눈에 보인다.
23일 SK와 경기를 보자. 앤서니 존슨은 39-36으로 앞서던 3쿼터 7분 30초, 허버트 힐이 4파울에 걸리자 코트에 들어와 3점 2개를 포함해 10득점을 올리며 경기 흐름을 지켰다. 힐이 빠진 상황에서 대등한 시합이 어려웠던 전과 비교하면, 이런 모습은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김강선과 허일영은 27-32로 뒤지던 2쿼터 종료 1분 전, 연속으로 3점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최근 불안했던 수비 부분에서 석명준이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도 큰 힘이다.
바스켓코리아 오세호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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