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배 교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시애틀 수퍼소닉스(Part 1.)

2010/01/20 by   ·   5 Comments

필자가 살고 있는 스포케인시는 워싱턴에서 시애틀에 이어 두번째로 큰 도시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1년에 서너번은 시애틀에 갈 일이 생기는데, 시애틀을 오고 간지 3년이 다 되어가지만 내가 가진 시애틀에 대한 이미지는 아직껏 큰 변함이 없는 듯 하다.

많은 영화 팬들이 그러하듯 나 역시 톰행크스가 주연한 ‘시애틀의 잠 못드는 밤’이라는 영화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아마존닷컴사 등 세계적인 IT회사의 본사가 몰려 있는 곳 정도(?)라고 해야 할까? 하지만,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스타벅스 프랜차이즈 커피의 상징인 바로 스타벅스 1호점이 바로 시애틀에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 직업상 시애틀에 기반을 둔 Mariners와 Seahawks 등과 같은 프로 스포츠 구단들에 대한 관심 등이 바로 시애틀에 대한 내가 가진 이미지들이다.

K-7[시애틀의 전경, 가운데 뾰족한 것이 시애틀의 상징인 Space Needle이고 그 바로 아래에 수퍼소닉스의 홈구장이었던 Key Arena가 위치해 있다]

하지만, 2008년에 오클라호마시티로(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스) 베이스를 옮겨서 지금은 그 추억과 흔적만이 남아 있는 시애틀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았던 수퍼소닉스(1967-2008)는 내 가슴속에 깊숙이 남아있다. ‘수퍼소닉스 구단의 이전.’ 바로 이 글을 쓰는 이유다.

2006년 스타벅스사의 회장인 동시에 시애틀 수퍼 소닉스의 구단주(2001-2006)였던 Howard Schultz는 오클라호마 출신인 Clayton Bennett(Clayton Bennett 그룹 CEO)에게 공식적으로 소닉스 구단에 대한 인수 제안을 받고, 결국 2006년 7월 18일 $350 million(대략 4000억원)에 계약을 체결하였다. 구단 매각 소식이 일파만파로 팬들에게 전해지면서 소닉스의 열렬 팬들은 구단 매각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러한 팬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2008-09시즌부터 새로운 구단주 Clay Bennett은 구단의 이름을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스”로 바꾸고 오클라호마시티로 구단을 이전하였다.

그렇다면 ‘왜 수퍼소닉스는 시애틀을 떠날 수 밖에 없었는가?’라는 매우 궁극적인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는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NBA 커미셔너와 구단주들로 구성된 NBA Board of Governors, 수퍼소닉스의 홈구장이었던 Key Arena, 워싱턴주 의회, 그리고 새로운 구단주 등이 밀접하게 연관된 이해 관계를 알아야 한다.

우선 수퍼소닉스가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Key Arena’와 구단 이전과의 관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Key Arena’는 1962년에 ‘시애틀 센터 콜리세움’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는데, 1994년 6월 16일에 보수 및 증측 공사를 시작하여 1995년 10월 26일에 재탄생하였고, 그 이후에 ‘Key Bank’가 경기장 명칭권을 획득하여 ‘Key Arena’라는 이름으로 변신하였다.

1994년부터 이듬해인 1995년까지 재건축 당시에 시애틀 시는 $74.5 million(대략 800억원)을 부담하였고, 이 경기장을 사용하는 소닉스 구단에서 약 $21 million(대략 23억원)을 부담하여 총 1만 7천 72석의 Key Arena가 탄생하게 되었다. 소닉스구단은 오클라호마시티로 이전하기 전에 Key Arena와 2010년 9월 30일까지 경기장 사용에 대한 리스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즉, 소닉스 구단이 Key Arena 건설 비용의 일부를 제공하였지만, 결국 그 실질적 제공자는 워싱턴주에 살면서 재산세 등의 명목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시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60-70년대 중반까지는 많은 미국 대도시들은 메이저 스포츠 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경기장 건축 비용의 90%이상을 지원하였는데, 시애틀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따라 1967년에 수퍼 소닉스라는 미국 프로 농구 구단을 유치하기 위해 경기장 건축 비용의 100%를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충당하여 Key Arena를 건설하였던 것이다.)

Sonics Arena[수퍼소닉스가 Key Arena를 홈구장으로 쓰던 2005년의 모습]

비록 1990년대 중반 워싱턴 주민들이 내는 재산세 등의 세금을 이용하여 보수 및 증측 공사를 하긴 했지만, 40년이 넘은 낡은 경기장에 대한 소닉스 구단 관계자들의 불만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농구 경기장의 신축을 목표로 소닉스 구단 관계자들은 2004년 후반 Key Arena의 2배 규모로 신축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담은 제안서를 워싱턴 주 의회에 제출하였는데, 이 제안서에 따르면 Key Arena 증축에 책정된 예상 비용은 총 $220 million(대략 2,500억원)으로 레스토랑들과, 쇼핑 센터, 그리고 농구 연습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 제안서는 우여곡절끝에 의회의 안건으로 채택되었지만, 안타깝게도 의회의 승인을 받지는 못했다.

새로운 농구 경기장 증측에 대한 워싱턴 주와 시애틀 시의 비협조에 대해 NBA커미셔너인 David Stern은 노골적으로 많은 불만을 토로하곤 했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2005년 5월에 소닉스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기 위해 Key Arena를 직접 방문한 직후에 이뤄졌던 언론과의 인터뷰는 구단의 이적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었다.

“I don’t think there can be any dispute that the Sonics have the least favorable building arrangement in the league.”(시애틀 소닉스의 홈경기장이 NBA리그에서 가장 시설이 나쁘다는 견해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즉, David Stern은 언론과의 공식적인 인터뷰를 이용해 소닉스를 위한 새로운 농구 경기장 신축에 대한 필요성과 시기적 적절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시애틀시와 워성틴주 의회의 재정적 협조를 직/간접적으로 요구했던 것이다. (*이러한 David Stern의 언론 플레이는 소닉스 구단의 다른 도시로의 이전(오클라호마시티 이전)에 대한 정당한 명분을 미리 제공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되고, 새로운 구단주인 Clay Bennett은 커미셔너의 이러한 보이지 않는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추측된다.)

[Part 2로 이어집니다]

바스켓코리아 / 박성배 교수(미국 워싱턴주 곤자가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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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배 교수] 역사 속으로 사라진 시애틀 수퍼소닉스(Part 1.)
  • annie

    결국 시애틀 수퍼소닉스는 전설로만 남게되었네요
    팬들 입장에서는 여간 섭섭한 일이 아닐듯 하네요
    2탄 기대합니다

  • rhdbwls

    수퍼소닉스라…참 안타깝습니다.
    2탄 빨리올려주세요..

  • sperospera

    교수님 글을 읽고 보니
    모든 사업을 도모할 때에는 국민들의 바램과는 별 상관없이
    이해관계자들의 힘의 논리, 도모 시기, 돈의 흐름 등 모든 것이 다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네요

  • phj220

    10여년전만해도 시애틀 수퍼소닉스 키 아레나는 열정적인 관중들로 넘쳐났다고 하더군요.
    1979년 NBA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팀이 바로 시애틀 수퍼소닉스였으니까 어떤 면에서는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데, 해를 거듭할수록 관중 동원수 뿐 아니라 팀 성적, 선수층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도대체 팀이 이렇게 동네북 신세가 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시의 무관심? 구단의 무능력?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스타벅스의 비협조?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교수님 글 감사합니다

  • eddykoh

    스포츠에는 진정한 스포츠정신이 담겨있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되네요. 교수님의 글을 접하면서 잊고살기 쉬운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곤 합니다.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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