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비상을 꿈꾸던 송골매들의 날개가 꺾였다.
강을준 감독이 이끄는 창원 LG는 16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9-10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5라운드 맞대결에서, 시종일관 끌려 다니는 경기 끝에 83-94로 패하며 연승행진을 5에서 멈췄다. 사실 말이 연승이지 LG의 모습은 연승 중에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명분만 서는 플래툰 시스템
올 시즌 전 개막을 앞두고 하승진(KCC), 서장훈(전자랜드), 김주성(동부) 등을 보유한 나머지 팀들의 고민은 높이였다. 그러나 정작 LG의 고민은 다른 곳에 있었다. 높이에 대한 문제야 장신 용병 크리스 알렉산더(216cm)로 어느 정도 메우는데 성공했지만, 바로 승부처에서 믿고 맡길 뚜렷한 해결사가 없었다.
이에 강을준 감독은 “비 시즌에 시행한 트레이드를 통해 경쟁효과를 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즌 초반 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며 그 효과를 보는 듯 했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번 시즌 LG가 거둔 최고의 수확 문태영이 있었다
문태영은 현재까지 21.8점(1위) 7.7리바운드(7위) 3.2어시스트를 기록, 팔방미인 활약으로 LG를 이끌고 있다. 특히 다양한 테크닉과 뛰어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1대1 능력은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던 팀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골밑에 알렉산더와 해결사 문태영을 통한 농구는 이번 시즌 LG의 강력한 무기로 자리 잡았지만, 그들의 연승이 불안했던 요소도 여기에 있을 만큼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의존도 때문이다.
실제로 LG가 5연승을 거두는 동안 이 둘의 평균 기록은, 각각 23점 9.4리바운드 2.6 어시스트(문태영)와 14.6점 12.2 리바운드(알렉산더)를 보이고 있다, LG가 다섯 경기 동안 거둔 평균 득점이 76.8임을 고려할 때, 이 둘의 득점이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곧 LG를 상대하는 팀들에게는 문태영과 알렉산더만 막으면 승산이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16일 KCC와의 홈 경기에서도 LG는 문태영과 알렉산더를 이용한 픽앤롤과 스크린 동작을 활용한 조상현의 외곽 찬스를 만들며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 갔지만, 문태영이 1쿼터 중반 3파울에 걸려 벤치로 물러나자 해법을 찾지 못하며 무너졌다.
1쿼터 막판 덜어나는 3점을 성공 시킨 이동준이나 중간에 투입 되어 경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한 전태풍과 같이, 들어오는 선수마다 제 역할을 한 KCC와는 사뭇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LG가 연승을 이어가지 못한 또 한가지 요인에는, 바로 피터스에 대한 아쉬움에 있다. 강을준 감독은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했던 크레이그 브래드쇼를 제임스 피터스로 교체하며 ”득점력과 속공 부분에 기대를 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복귀무대였던 지난해 12월 6일 전주 KCC와의 3라운드 경기에서 19분을 뛰며 16점 9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기며 팀의 100-90 승리를 이끌어 그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피터스의 약점은 특출한 개인기도 없고 상대를 압도할만한 하드웨어도 아닌 그저 평범한 선수라는 데 있다. 그로 인해 피터스의 출전 시간은 11분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고, 알렉산더에 밀려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허나 16일 KCC와 같은 높이의 팀과 대결할 때는 피터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피터스가 외곽에서 흔들어 주며 상대의 장신자를 바깥으로 끌어내야지만, 문태영의 개인 능력이나 알렉산더의 포스트 플레이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터스는 이 날 10분 40초를 소화하며 9점 2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득점의 대부분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4쿼터에 집중됐다. 플레이 타임을 적절하게 나누며 양 포를 터뜨린 KCC의 레더와 존슨을 생각하면, 팀 입장에서는 연승을 달리고 있어도 아쉬움이 짙을 수 밖에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연승을 이어가지 못하며 여전히 5위에 머문 창원 LG. 그러나 기승호, 조상현과 같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상이 좋아지고 있다는 희망도 있다. 남은 시즌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지켜보자.
바스켓코리아 오세호 / 사진 KBL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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