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바스켓코리아에서는 2010년 1월부터 NCAA농구 전문가인 주장훈 씨의 기사를 연재합니다.
MBN(매일경제TV)에서 해외 스포츠 담당기자를 역임했던 주장훈 씨는, 현재 Duke대학교에서 MBA과정 중에 있으며 미국 대학농구의 전문가입니다.
앞으로 바스켓코리아를 통해 소개될 ‘주장훈의 NCAA’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필자 약력]
- 주장훈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2004)
- mbn(매일경제TV) 경제부, 국제부(해외 스포츠 담당) 기자(2004-2008)
- Duke University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과정 재학(2008-현재)
- NCAA농구, MBA관련 블로그 blog.naver.com/labonte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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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C 농구 박물관에서 농구 황제를 찾다
대학농구의 집결지 노스캐롤라이나 주.
이 곳에 바로 역사상 최고의 농구 선수 마이클 조던(Michael Jordan)의 모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North Carolina. UNC)가 있다. 그래도 명색이 NCAA 농구 광팬임을 자부하는 내가 UNC의 농구 박물관을 안 가봐서 쓰겠나. 그래서 바쁜 학사 일정을 쪼개어서 UNC 농구 박물관을 다녀왔다! 이곳에서 위대한 농구 황제 조던의 전시물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박물관 관람료는 무료였다!
박물관 내부는 보는 것처럼 농구 코트처럼 전시실을 꾸며놨다. 정말 멋진 전시실이었다. 잘 꾸며놓은 전시실 안에 이 어울리지 않는 동양인인 나의 모습은 뭐란 말인가! 뭐, 어쩔 수 없다. 농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스포츠임에는 틀림없다!
바로 여기에서 사진을 찍은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바로 UNC가 낳은 위대한 농구 감독 딘 스미스(Dean Smith)의 전시물들이 있는 코너 옆에서 찍은 것이다. 딘 스미스는 지금은 은퇴했지만 감독 당시 마이클 조던과 샘 퍼킨스, 제임스 워디 등을 데리고 80년대 초반 UNC 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스미스는 조던이 가장 존경하는 감독이었으며 농구팬 모두에게 사랑받는 명감독이었다.
대형 브로마이드와 함께 따로 전시돼 있는 마이클 조던의 코너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당연히 UNC가 낳은 세계 최고의 농구 스타이니 따로 전시를 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단지 조던이 나온 학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UNC는 전세계 농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가 아는 학교가 되어 버렸다. 여기서 정말 신기한 전시물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마이클 조던이 윌밍턴 레이니(Wilmington Laney) 고등학교 재학 시절, UNC에 보낸 리크루팅 관련 질의서이다. 조던의 고교 시절 필기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신기한 전시물이었다. 고교 시절 조단은 이미 UNC를 자신이 가고 싶은 학교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었다.
딘 스미스 감독이 자신의 UNC 코칭 스태프에게 건넨 쪽지이다. 여기에는 고교 선수 마이클 조던을 주목하라는 메모가 담겨 있다. 이 때부터 이미 스미스 감독은 조던의 재능을 알아보고 있었던 것이다!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스미스 감독의 고교 선수 리크루팅 파일 가운데 마이클 조던의 카드이다. 얼핏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때 당시 조던의 키는 6피트 4인치였다. NBA 현역 시절 조던의 키가 6피트 6인치였으니깐 이 때부터 키가 조금 더 자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1년 졸업반인 조던을 분명 눈여겨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카드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카드에 스미스 감독은 조던의 별명을 ‘매직(Magic)’이라고 붙여놨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매직 존슨(Magic Johnson)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미시건 주립을 거쳐 LA 레이커스에서 대활약하며 80년대 농구계를 주름잡았다. 매직 존슨과 조던은 91년 NBA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벌여 조던이 판정승을 거두었다. 조던의 별명은 ‘에어(Air)’로 더 잘 통했다.
조던의 부모가 아들을 데리고 UNC캠퍼스를 방문한 후 스미스 감독이 조던의 부모에게 보낸 편지이다. 이메일이 없던 시절 자신이 직접 타자를 쳐서 서명해서 보낸 편지임을 알 수 있다.
스미스 감독은 이 편지에서 자신의 관심과 애정을 표시하면서 조던이 리크루팅을 하면서도 학업과 농구를 함께 충실하게 병행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리크루팅 때문에 학업에 지장이 없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듀크(Duke) 대학교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만드는 편지. 바로 조던이 듀크 대학교를 자신의 입학 고려 대상 학교에서 제외한다고 듀크에 통보한 데 대해 듀크 감독인 마이크 슈셉스키(Mike Krzyzewski) 감독이 조던에게 보낸 답장이다.
슈셉스키 감독은 이 편지에서 아쉽지만 자신과 듀크 코팅 스태프는 조던이 훌륭한 대학 시절을 보내길 바라며 조던이 어딜 가든 크게 성공할 것이란 친절한 내용을 담았다. 듀크 역시 조던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에 대한 리크루팅을 시도했지만 결국 라이벌 UNC에 조던을 내주고 말았다.
재미있는 것은 개인적으로 조던이 UNC 3학년이었던 1984년 당시 듀크와 ACC 토너먼트 결승에서 맞붙은 경기를 최근 동영상으로 관전한 적이 있다. 이 때 UNC는 그 이름도 유명한 샘 퍼킨스(Sam Perkins)와 케니 스미스(Kenny Smith), 그리고 조던 등을 거느리고 있었고 듀크는 현재 ESPN의 농구 해설자가 돼 있는 제이 빌러스(Jay Billas)와 현 스탠포드 대학 농구팀 감독인 조니 더킨스(Johny Dawkins), 그리고 토미 아마커(Tommy Amaker)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 경기는 77-75로 듀크가 승리를 거두면서 듀크가 ACC 우승을 차지했다.

조던이 UNC에 입학할 것을 합의한 동의서이다. 이 계약서를 시작으로 조던의 화려한 농구 인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여기에서 조던이 자신의 영원한 스승인 딘 스미스 감독과의 인연을 맺기 시작한다.

나의 눈을 가장 끌었던 서류이다. 바로 딘 스미스 감독이 조던에게 준 체크 리스트 조언서이다. 여기에는 한 시즌을 마무리한 후 조던의 플레이에서 노출된 약점들을 스미스 감독이 일일이 지적해 주고 있다. 방학 동안에 이런 약점들을 보완할 것을 체크 리스트에 담고 있는 것이다.
NBA 6회 우승에 공격과 수비, 덩크슛, 기술, 드리블, 3점슛, 자유투 등 모든 방면에서, 농구 역사상 가장 완벽하다고 일컬어지는 천하의 마이클 조던도 대학 시절 이처럼 실수와 약점을 지닌 선수였다는 것을 보면 신기하기만 하다.
이 조언서에는 사진에서 보듯이 다음과 같은 충고들이 담겨 있다.

1. 수비 리바운드를 잡은 직후 드리블 해 나갈 때 최대한 낮게 드리블할 것. 거의 땅에 닿을 듯하게 드리블할 것.
2. 평소 오픈 슛을 많이 하는 지점에서 야투 폼 연습을 더 할 것. 야투 연습을 연습할 때 3점슛 라인을 돌면서 연습하지 말고 같은 지점에서 골 대와의 거리만을 바꿔 가면서 쏘는 연습을 할 것.
3. 상대편이 맨투맨 수비를 하고 있을 때에는 되도록 공간이 열릴 때만 돌파를 시도할 것. 가능한 한 지역 방어에 대해서만 드라이브 인하고 맨투맨에 대해서는 드리블을 자제할 것.
4. 공을 갖고 있지 않을 때에도 쉴새없이 움직일 것. 조단 너는 움직이고 있을 때 상대편이 수비하기 더더욱 까다로와 하니깐 언제나 지능적으로 움직이면서 스크린을 이용할 것.
5. 대학 농구에서는 드리블 하는 상대방의 공을 가로채기가 쉽지 않음. 따라서 드리블 하는 상대방을 수비하는 연습에 집중할 것.
6. 조던 네가 수비하고 있는 상대편과 공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연습을 할 것. 공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를 수비하고 있을 때는 공에 대한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상하면서 수비할 것.
7. 수비 리바운드 할 때 박스 아웃 연습을 여전히 충실히 할 것. 박스 아웃이 습관이 될 때까지 연습할 것.
8. 수비할 때 동료 선수들과 대화를 더 많이 할 것. 특히 스크린 상황에서 대화할 것.
대단하지 않은가? 이 모든 항목들은 우리가 NBA에서 봤던 조던이 상대편 선수들에 비해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던 사항들이다. 따라서 조던이 대학 시절, 자신의 이같은 약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얼마나 부단히 노력한 후 프로에 진출했는가를 여실히 볼 수 있다.
조언서에 보면 항목들마다 체크가 돼 있다. 조던이 직접 체크한 것이다. 여기서 지적된 드리블과 박스 아웃, 그리고 움직임, 수비 등등 모두 조던은 시카고 불스 시절 거의 ‘반신반인’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한 예로 지금도 조던의 대학 시절 경기 모습을 보면 프로 시절 그 완벽한 슛 폼에 비해 슛을 쏠 때 다소 상체가 앞으로 치우쳐서 슛을 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NBA의 옛 팬이라면 누구나가 조던이 거의 수직으로 떠서 완벽에 가까운 슛 폼으로 부드럽게 슛하는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이 슛 폼도 대학 때의 약간 앞으로 치우치는 불안한 슛 폼으로부터 수없이 가다듬은 폼입을 알 수 있다. 스미스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과 조던의 재능과 노력 모두를 함께 엿볼 수 있다.
스미스 감독이 조던에게 준 또다른 개인 조언서. 여기에도 몇 가지 항목들이 담겨 있다.
1. 야투를 쏠 때마다 똑같이 던질 것. 똑같은 아치를 그리면서 공이 날아가게 할 것.
2. 자유투 쏠 때 반드시 발가락으로 서면서 슛을 마무리할 것. 절대 뒤로 물러서면서 마무리하지 말 것.
3. 연습 경기 때 되도록 포인트 가드 역할을 하면서 드리블을 낮게 하는 연습을 할 것(조단의 포지션은 슈팅 가드였다). 그리고 턴오버보다 어시스트를 더 많이 할 것.
4. 빠른 훼이크와 골밑 바운드 패스 투입을 연습할 것.
5. 리바운드 한 후 드리블 해서 속공하는 연습을 할 것.
6. 피벗 발을 제대로 사용하는 연습을 할 것.
7. 수비할 때 버릇들을 고칠 것.
8. 공을 빼앗으려고만 하지 말고 수비에 더 신경 쓸 것. 공을 항상 뺏기만 할 수는 없다!

결국 조던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농구 선수로 거듭났다. 농구 황제 조던의 기본기는 대학에 와서 탄탄하게 다져졌다.
대학 시절 팀 동료였지만 LA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 제임스 워디(James Worthy. 왼쪽)와 함께. 워디와는 91년 NBA 결승전에서 만나게 된다. 이 때 LA에는 역시 UNC 동료였던 샘 퍼킨스도 뛰고 있었고 매직 존슨(Magic Johnson)이라는 또다른 위대한 농구 선수가 뛰고 있었다. 그러나 조던은 이 시리즈에서 4-1로 승리하며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보았고 이 때부터 조던의 시대가 열리게 된다.
조던의 화려한 선수 경력을 보여주는 팻말.
NBA 6회 우승,
NBA 결승전 MVP 6회,
NBA 시즌 MVP 5회,
올 NBA 선정 10회,
NBA 수비 베스트팀 선정 9회,
NBA 득점왕 10회,
올림픽 금메달 2회(84년, 92년)

조던의 대학 시절이었던 82년 3월 29일. 조던은 패트릭 유잉(Patrick Ewing)이 이끌었던 조지타운(Georgetown) 대학교를 NCAA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맞아 경기 종료 15초를 남겨 놓고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바로 전 작전 타임에서 스미스 감독은 조던에게 기회가 오면 “여지없이 슛을 쏴라(Knock it in, Michael.)”고 주문했다. 그리고 조던은 그대로 했다. 조던이 결승골을 터뜨린 이 장면은 NCAA 농구 역사상 가장 위대하고 극적인 장면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84년 조던의 UNC 팀 우승 당시 멤버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TV 해설자, IB, 농구 감독, 세일즈맨, 교사, CFO, 등등 다양하다. 그 중에는 ‘요리사’도 있다는 게 특이하다.
UNC가 그동안 획득한 수많은 4강(Final Four) 트로피들. 그야말로 농구 최고 명문 UNC의 위상을 보여주는 듯 하다.
마이클 조던의 현역 시절, 개인적으로 언제나 조던의 상대편을 응원했다. 그랬기 때문에 조던을 무지하게도 얄미워했다. 그러나 조던이 현역 선수 생활을 은퇴한 지금 조던이 차지했던 공간이 얼마나 컸던가를, 조던의 안티팬이었던 나 조차도 너무나도 절감하고 있다.
어찌되었건 마이클 조던의 모교인 UNC 옆에서 뒤늦은 ‘학창 생활’을 하게 된 것은 농구팬인 내게 무한한 영광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주장훈 씨의 개인 블로그인 <blog.naver.com/labonte>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바스켓코리아 / 글 사진 주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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