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흔들리는 동부의 원인은?

2009/12/5 by   ·   No Comments

(부산=서민석) 시즌 초반 거침없는 상승세를 달리던 동부의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1-2R를 6승3패로 마치는 과정에서 상위권에 자리를 잡는 듯 했으나 3R 들어서 전자랜드-오리온스 두 약체에게 그것도 홈에서 2연패를 당하면서 모비스-KT와 함께 이루던 3강 구도에서 서서히 멀어져 가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타짜 본능을 주제 못하는 챈들러

사실 54경기를 치르면서 잘 되는 경기도 있으면 안 되는 경기도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지금 동부가 안 되는 이유는 뭘까? 가장 중요한 것은 공격의 중심은 챈들러다. 강동희 감독으로부터 ‘타짜’라는 칭호까지 얻을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과도한 타짜 본능으로 팀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20경기에 나와 평균 22분24초를 뛰면서 19.13점 3점슛 31개 3.7리바운드를 기록중인 챈들러는 기록적으로도 지난 시즌(25.53점 8.77리바운드)에 비해 확실히 떨어진 수치를 보이고 있다. 특히 득점도 그렇지만. 리바운드 수치가 부쩍 줄어든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이미 두 시즌 동안 한국에서 뛴 터라 상대의 철저한 분석과 집중 견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KT&G의 두 시즌 동안은 T.J 커밍스나 캘빈 워너처럼 자신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센터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출발을 함께한 게리 윌킨슨의 경우, 높이나 스피드 어느 것 하나 돋보이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챈들러가 가져야 할 공-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해도 유독 올시즌 챈들러의 활약은 기대에 못 미친다. 단순히 몇 점을 더 넣고 못 넣고의 문제라기보다는 팀이 아닌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그나마 두 시즌 동안은 챈들러의 ‘슛’ 덕분에 이긴 경기도 많았지만, 올 시즌은 그의 독불장군식 플레이 때문에 도리어 팀의 벨런스가 깨지는 경우가 더 많다.

강동희 감독이 말한 ‘타짜 본능’을 가진 선수가 챈들러임에 분명하지만, 그의 무리한 타짜 본능이 팀에게는 ‘쪽박을 차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셈이다.

눈에 띄지 않는 토종 슈터

챈들러가 독불장군식 플레이로 팀을 망치고 있다면 팀 전체로 한 번 눈을 돌려보자. 기본적으로 ‘보물급 센터’로 불리는 김주성은 매 경기 120%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젊은 피’이광재와 윤호영 역시 매 경기 거의 풀 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하면서 맹활약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토종 슈터’가 없다는 것이다.

그나마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 포지션을 맡고 있는 표명일(평균 0.9개)과 이광재(평균 0.8개)가 각각 34%와 40.3%라는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성공 개수 자체가 그리 많질 않다. 게다가 표명일과 이광재의 경우 단순이 3점슛만 하기에는 팀에서 해줄 일이 너무나도 많다. 표명일의 경우 게임 리딩을 해야 하고, 이광재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상대의 백코트진을 막아야 할 임무가 더욱더 크기 때문이다.

백업 선수들 중에서는 진경석 정도가 슛의 폭발력은 가진 선수지만, 이 선수는 슛 이외에 다른 플레이가 문제다. 공-수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플레이는 좋지만, 오히려 무모하리만큼 적극적인 플레이 때문에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준다. 따라서 동부 입장에서는 챈들러의 공격 부담을 제어할 수 있고, 결정적인 순간 승부를 볼 수 있는 확실한 토종 슈터의 존재가 너무나도 아쉬운 것이다.

그나마 높이에 대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영입된 조나단 존스(10.5점 6리바운드)는 제 몫을 해주고 있다. 이제 동부에게는 ‘토종 슈터’에 대한 숙제가 남은 셈이다.

결국, 동부 입장에서는 토종 슈터가 없기 때문에 챈들러가 어절 수 없이 승부처에서 던질 수 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물론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는 일이고, 올 시즌 이러한 약점을 각오하고 시즌에 임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연패 탈출로 급한 불은 끈 동부

일단 12월 5일 KT와의 맞대결은 동부에게는 아주 중요했다. 최근 KCC의 상승세가 매서운 상황에서 만약 이날까지 패한다면, 점점 선두권과 멀어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의외로 동부 이날 KT에 73-61 12점차 여유 있는 승리를 거뒀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2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보였던 제반 문제들이 말끔하게 치유됐다는 것이다. ‘

특히 가드인 표명일과 박지현이 ‘슈터’역할을 해주면서 3쿼터 막판 KT의 숨통을 끊은 것이나, 이 날 챈들러가 자신의 득점보다도 팀 동료인 김주성을 살려주는 ‘패스’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결국 동부 입장에서는 챈들러와 김주성 골밑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에 외곽포가 이날처럼만 터진다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음을 다시금 보여준 경기였다.

결국, 나와있는 해법을 어떻게 선수들이 소화하고, 약점은 얼마나 최소화 시키느냐가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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