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13연패의 악몽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던 인천 전자랜드.
그 과정에서 박종천 감독이 경질당하고야 말았고, 좀처럼 시즌 최하위를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전자랜드의 경기력은 웬만한 중위권 팀 못지않은 내용이다. 비록 최근 3연승 행진이 22일 KCC전 패배(82-84)로 마감됐지만, 원정에 3위팀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선보였다는 것은 분명 고무적인 대목이었다.
이렇듯 최근 상승세를 내달리면서 이제 전자랜드는 공동 7위 그룹인 오리온스-SK-KT&G(이상 8승 19패)와의 승차로 반경기차로 좁혀진 상황이다. 꼴지 탈출이 눈앞에 온 셈이다.
13연패의 어려움을 딛고 전자랜드가 이렇듯 달라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각성모드’로 부활에 성공한 서장훈
역시 전자랜드가 잘나가기 위해서는 서장훈을 빼놓을 수 없다. 13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도 비난의 화살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가 서장훈이었지만, 최근 달라진 경기력의 선봉 역시 서장훈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이미 평균 17.1점 6.5리바운드로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서장훈은 오리온스-SK-LG전에서 3연승을 거두는 과정에서 평균 25.67점 6리바운드를 기록, 폭발적인 공걱력을 선보였다. 본인의 슛감각도 올라왔지만, 가드나 슈터와 같은 팀 동료들이 한 템포 빠른 플레이를 한 것이 돋보인 대목이다.
여기에 고참답게 수비에서도 더욱 더 열심히 하는 것 역시 팀에 적지 않게 공헌을 하는 셈이다. 특히 안 되는 경기에서도 남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생각의 변화 역시 팀 동료에게 뭔가를 느끼게 하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었다.
특히 1998~1999시즌 청주 SK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서장훈은 12시즌을 치르면서 지난 22일 전주 KCC전에서 15점을 올리면서 드디어 11,200점 고지를 넘어섰다. 그의 뒤를 쫓는 문경은이 아직 9,200점도 못 넘어선 상태고, 추승균-우지원-김병철의 경우 이제는 경기에서의 비중이 많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그는 ‘살아있는 역사’인 셈이다.
13연패의 아픔에서 벗어나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전자랜드의 중심에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의 투혼이 서 있는 셈이다. 비록 당장 6강 PO를 노리기에는 다소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남은 경기에서 결코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겠다는 그의 자존심이 팀을 일으켜 세운 셈이다.
폭발적인 득점력이 돋보이는 라샤드 벨
서장훈의 분전 못지않게 최근 활약이 돋보이는 선수는 라샤드 벨이다. 이미 한국 무대 데뷔 직후부터 다른 나라 리그에서의 다양한 득점왕 경력이 무색하지 않은 활약으로 KT&G의 주득점원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이미 KT&G에서의 10경기에서 평균 19.6점 3점슛 1.4개 6.8리바운드를 기록한 벨은 전자랜드에서도 16경기에 나와 평균 17.8점 3점슛 1.7개 4.9리바운드로 꾸준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최근 5경기의 기록만 봐도 평균 26.4점에 3점슛 2.4개 7.2 리바운드로 공격에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21분 16초만을 뛰었음을 감안하면, 그의 득점의 영양가는 돋보인다.
이렇듯 벨이 좋은 활약을 보일 수 있는 것도 어찌보면, 센터형 선수가 아닌 포워드 선수라는 약점을 수비에서 커버해 줄 수 있는 센터 서장훈이 있기 때문이다. 198.5cm의 작지않은 신장이지만, 웨이트가 약해 수비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러한 문제를 서장훈이나 이현호-이한권과 같은 파워포워드들이 많이 도와주기 때문에 좀처럼 드러나지 않는다.
서장훈의 활약에 가려져있기는 하지만, 이적 이후 종횡무진 맹활약을 선보이고 있는 라샤드 벨의 맹활약 역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인 셈이다.
탈꼴지를 넘어 무서운 ‘고춧가루 부대’로
서장훈과 라샤드 벨의 활약에 최근 들어서는 젊은 가드인 박성진과 정영삼의 과감한 공격력이 살아났다는 것 역시 전자랜드에게는 고무적인 대목이다. 특히 수비에 있어서 KT&G시절부터 뛰어난 지도력을 인정받은 유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안정감을 찾았다는 것 역시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비록, 2위 부산 KT와의 경기에서 65-77로 완패하기는 했으나 선두 모비스와 더불어 올 시즌 최강 팀과의 맞대결임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경기였다. 그나마 서장훈(17점)과 라샤드 벨(18점)의 위력을 다시금 확인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다만, 박성진(0점)과 황성인(3점)으로 이어지는 포인트가드와 이현호(3점)-송수인(2점)등 토종 포워드들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날 패배로 전자랜드는 삼성에 완패한 서울 SK(8승20패)에 반 경기 차 뒤진 10위(8승 21패)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 경기 차 7위인 오리온스-KT&G(8승 19패) 역시 사정권임에 틀림 없다. 아직까지는 최하위 탈출의 희망이 얼마든지 남아있는 셈이다.
현실적으로 전자랜드가 남은 상황에서 6위 서울 삼성(14승13패)와의 7경기차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최근 달라진 경기력으로 전자랜드가 분명 꼴지 같지 않은 괜찮은 경기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 당한 13연패의 후유증에 여전히 시달리는 전자랜드. 그러나 최근 보여준 전력은 앞으로 전자랜드가 고춧가루 부대로 위용을 떨칠 것임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과연 전자랜드가 하위권 추락의 아픔을 앞으로 중-상위권 팀을 상대로 얼마나 할지 주목해보자.
바스켓코리아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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