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KBL에 뛰는 외국인 선수의 대부분이 미국선수들이다. 간혹 중남미의 국적을 가진 선수와 아프리카국적을 가진 선수는 있어도 유럽선수는 전혀 없다. KBL에서 유럽국적의 선수들을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농구 감독을 하면서 유럽농구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다. 유럽은 대부분 플레이오프가 6월에 끝나기 때문에, 국내 일정이 4월경에 끝나면 스카우트 여행을 유럽으로 많이 가게 되었다.
미국선수들만 바라보던 나의 관점은, 우리처럼 지역방어도 하고 미국선수들 보다 조직적이고 슈팅능력이 좋은 유럽의 빅맨들에게 시선이 끌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겨울시간동안 KBL시즌을 치르면서 밤에는 타국리그의 주요선수들의 기록체크와 소식을 간간히 들여다보는 것은, 여느 팀의 감독과 스카우트 담당자들도 할 것이다.
내가 몸담았던 KTF에서도 코치들과 국제업무담당이 모여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이와 관련 미팅도 하고 서로의 의견교환도 해왔다. 하지만 여태껏 우리나라에 이처럼 유럽선수들이 와서 용병생활을 하는 것은 축구 외엔 없었다.
축구도 돠는데 농구는 안 될 리가 없어 보였기에, 한 번은 시즌이 끝나고 동유럽의 선수들을 꼭 봐야겠다고 맘먹고 있었다. 또한 관심이 가던 지금의 전태풍(토니 애킨스)이 크로아티아 리그에서 뛰고 있어 겸사겸사 스케줄을 잡고 있었다.
유럽의 리그는 스페인 이태리 그리스 터키 러시아 이스라엘에 아주 좋은 선수들이 있고 프랑스 독일 등도 수준급의 리그를 하고 있다. 그중에서 스페인이 으뜸이고 나머지 나라는 국가가 아닌 클럽(팀)에 따라 실력의 편차가 아주 크게 나타난다.
유럽리그는 크게 자국리그, 유럽전체를 레벨별로 나눈 유로리그, 유럽컵, FIFA컵과 지역별 리그가 있다. 지역별 리그는 Adriatic 리그(크로아티아 체코 세르비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 등) Baltic리그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벨라루시 등) Balkan리그(루마니아 몬테그로 불가리아 등)등으로 지역리그를 겸한다.
나는 두 선수에게 관심이 갔다. 체코출신의 스페인 2부에서 뛰는 장신센터 스타로스타(215cm)란 선수와 스페인 출신으로 역시 2부에서 뛰는 노장 굴렌(204cm)이란 선수였다. 두 선수는 스탯이 아주 탄탄하고 직접 경기를 보니 더욱 맘에 들었다. 현지 코치들에게 물었다.
“이들의 몸값이 얼마나 되는가?” 그들은 아주 부정적으로 답을 했다.
“저 선수들은 한국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스타로스타. 215cm의 신장에 기동력이 뛰어나고 골 결정력이 좋은 선수다. 매년 NBA의 드래프트 예상 픽에는 들어있는 선수지만 그렇게 몸값이 비쌀지는 몰랐다. 한국에 오면 하승진과의 대결이 볼만했을 텐데… <사진출처 : solobasket.com>
이유는 이랬다. 먼저 저들은 향수병에 잘 걸린다. 유럽이외 지역 또는 자국이 아니면 잘 움직이려 하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또한 저들의 몸값은 상상을 초월했다. 한 선수는 50만 유로, 한 선수는 80만 유로를 받고 있었다. NBA 팀의 테스트나 캠프의 초청도 거부하고 있었다. NBA에 가서 주전으로 뛰지 못하고 C급 선수가 되어 샐러리를 받느니 유럽에서 챙기는 돈이 더욱 짭짤했던 것이다. 그들이 한국에 안온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우리보다 잘 살지 못하는 나라이기에 낮은 샐러리에 우수한 선수를 데러올 수 있다는 생각을 접기로 했다. 사실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등의 대표팀 선수 중 대부분은 NBA나 스페인 1부 리그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받고 선수생활을 하고 있었다. 언젠가 어느 프로 감독님이 “야! 동유럽 가면 만불 만 줘도 올 놈이 쌓였다.”란 말은 전혀 근거 없는 말이었다.
바스켓코리아 추일승 (MBC-ESPN해설위원/초당대학교 겸임교수/KBL기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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