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김승환 감독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하지만 승리의 감격을 감출 수는 없었다. 김승환 감독은 승리의 소감을 한 마디로 이야기했다.
“지도자 인생 중 가장 힘들었고 기뻤던 날인 것 같다.”
대표팀은 준결승에서 이란과 맞붙을 것을 예상하고 대회 초반부터 모든 포커스를 이란에 집중해왔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자신이 있었고, 2차예선 2위로 진출할 경우 이란과 붙을 것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다.
이란은 예선을 치르면서 준결승에 오르기까지 단 한번도 대인방어를 사용하지 않고 지역방어만 고집했었는데, 이날 준결승에서는 초반부터 대인방어를 사용했다. 그만큼 이란도 한국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김승환 감독은 “3쿼터에 작전타임을 아끼고 아꼈는데, 4쿼터 마지막 순간에 정말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만약 패했다면 작전타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이 패인이 될 뻔 했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이어 김감독은, “이란전 승리의 주역은 물론 선수들이지만 코칭스탭들이 정말 열심히 자료분석을 하고 스카우팅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코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대표팀 코칭스탭은 매일 새벽 늦게까지 상대팀의 패턴이나 전술 등을 비디오로 분석하였고, 특히 모든 이란의 경기들은 빠짐없이 분석하였다. 중고연맹에서 파견된 최성우 전력분석관은 비디오자료들을 만들어 코칭스탭에 제공하였고, 김감독 이하 김기용 코치와 박종혁 코치는 이란의 단점을 찾기 위해 매일같이 자료들과 씨름을 하였다.
이러한 노력을 밑거름 삼아 우리 대표팀은 신체조건이 월등한 이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승리까지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경기를 승리로 이끈 후, 모든 선수들이 바닥에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우리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를 했고 세계대회에 출전하고 싶어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표팀의 유일한 3점슈터였던 신효섭(아래사진)이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김감독은 전했다.
“효섭이가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슈터임에도 불구하고 적중률이 좋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해 했었는데, 이란에 승리하면서 그 동안 힘들었던 것이 분출된 것 같다.”
이제 우리가 목표로 했던 세계대회 출전권은 획득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다시 중국과 맞붙게 되었고, 예선에서 큰 점수차로 패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결승전의 전망은 밝지 못하다.
하지만 김승환 감독은 “여기까지 왔으니 최선을 다해 좋은 승부 펼쳐 보이겠다. 선수들도 자신감이 넘치고 마지막 경기인 만큼 모든 힘들 다해 우승까지 도전해보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사실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중국의 선수들은 16세 이상인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을 상대로 승리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이상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우리 자랑스런 청소년 대표들이 결승에서도 정정당당하게 중국과 좋은 경기를 펼치길 바랄 뿐이다. 이미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낸 우리 어린 선수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바스켓코리아 오경진 / 사진제공 국가대표 선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