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오세호) 흐름이 중요한 스포츠 경기에서, 확실한 리더의 존재는 모두가 목표로 하는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22일 전주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09-10 프로농구 전주KCC-안양 KT&G와의 경기는, 두 맏형의 ‘다른 색깔 리더십’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성철, ‘군계일학’ KT&G의 맞춤형 리더
올 시즌 KT&G의 가장 큰 약점은 구심점의 부재였다. 그 동안 팀의 기둥과도 같은 역할을 하던 주희정을 리빌딩의 이유를 들어 SK로 보내고, 양희종, 김일두와 같은 핵심 전력들이 군입대를 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 팀 컬러의 실종으로 이어질 것이기에 KT&G를 꼴찌 후보로 보는 이들이 많았고, 경기를 잘하다가도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해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그 예상은 어느 정도 들어 맞았다.
그러나 지난 12일 전자랜드와의 2-3 트레이드로 김성철과 크리스 다니엘스를 영입하며 내 외곽의 짜임새를 갖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유하게 됐다. 그 과정 중에 김성철의 부활은 KT&G 입장에선 ‘천군만마’와도 같은 듯 보인다.
05-06 시즌 이후 FA 자격을 취득해 전자랜드로 이적했던 김성철은, 정확한 슈팅 능력과 내 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한 정상급 선수지만, 서장훈-맥카스킬 등 쟁쟁한 인사이더들에 밀려 3~4 옵션으로 벤치를 들락날락하며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아무리 기량이 좋은 선수라도 자신과 맞는 팀을 만나지 못하면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법이다. 그런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김성철은 4년 만에 돌아온 친정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 이는 KCC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잘 보여졌다.
김성철은 36분 4초를 소화하며 18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의 기록, 팀의 78-72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본인 주도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14-24로 10점차로 뒤진 가운데 시작한 2쿼터에만 8점을 쏟아 붓는 등, 위기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해결사 부재에 시달리던 KT&G의 ‘맞춤형 리더’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추승균,’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남고 싶다 그러나…
반면, KCC 추승균(9점)은 요즘 팀 사정이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닌 모양이다. 추승균의 장점은 화려함 보다는 꾸준함에 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다르다.
전태풍 (5점 5어시스트) 마이카 브랜드(23점 13리바운드)등 쟁쟁한 팀 동료들이 있지만, 다소 기복이 있는 경기력으로 본인이 주도적으로 게임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이 많기 때문이다. 이상민 (삼성), 조성원(은퇴) 이후에 KCC에 프랜차이즈 스타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그이기에, 그런 역할쯤은 당연한 듯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추승균을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동료들이 자기 플레이를 가져가다 안 되는 순간 추승균에 떠 넘겨버리는 모습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이런 모습은 KT&G와의 홈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KCC는 1쿼터 하승진 (7점 2리바운드)의 포스트 장악과, 정선규(14점 3리바운드 3점 4개)의 외곽포를 묶어 24-14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2쿼터 상대의 수비성공에 이은 트랜지션에 페이스를 잃으며 역전을 허용했고, 그 후 게임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전태풍 등 가드라인에서의 개인기 좋은 선수들이 풀어 가보려 했지만, 개인플레이는 언제나 유기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결국 위기에 봉착하자 선수들은 추승균을 의식적으로 찾는 모습을 보였지만, 제 타임에 볼을 받지 못하는 해결사는 그 임무를 수행하기 어려웠다.
결국 패배를 막지는 못했고, ‘특급 우승후보’라 평가 받던 팀 성적은 간신히 5할(8승7패)을 유지하고 있다. 과연 KCC의 위기 앞에 리더 추승균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 지 지켜보자.
바스켓코리아 / 사진제공 KB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