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연히 어느 농구인을 만나는 자리에서 단대부고 농구부가 해체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가슴이 쓰렸다. 자초지종을 듣자하니 학교를 강남의 명문고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물론 학교 관계자들에게 들은 말이 아니니 그 이유가 맞는지는 몰라도 그런 말이 나온 것은 사실인 것 같고 이미 농구계는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지난 겨울엔 건국대학교가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팀을 맡고 있는 최명도 코치는 필자가 처음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인연이 된 선수였다. ‘얼마나 심경이 복잡할까? 어떻게 선수를 다독이며 팀을 운영할지…’ 고민이 많을듯 하다.
이제 그 선수들은 모교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 나는 홍익대학교를 창단 멤버로 들어가 지금은 팀이 해체되어 모교 팀이 없다. 고향이 없어진 느낌이다. 누가 모교 팀 얘기를 꺼내도 별로 할 말이 없어진다.
얼마 전 안양고등학교에 가서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온 일본 고교팀을 접한 적이 있다. 일본팀 코치선생님 얘기가 도쿄 근처에만 120여 개의 고교팀이 있다고 한다.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 남자 고교팀은 전국에 40개도 채 되지 않는다. 그중에 하나가 또 없어지는 것이다. 엊그제 아시아 무대에서 굴욕을 당해 저변을 확대하고 다시 일어서야 할 남자농구가 또 다시 삭풍을 맞는 느낌이다.
우리는 몇 년 전 IMF 당시 많은 운동 팀들이 기업에서 해체가 되었다. 사업을 하는 사람, 학교를 운영하는 사람 모두 가장 쉬운 방법은 바로 운동부를 해체하고 비용을 절감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바로 그때 온 국민에게 용기를 주고 희망을 심어준 것은 골프의 박세리와 야구의 박찬호였다. 그들이 버린 운동이 온 국민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서게 했었다.
단대부고 교장 선생님, 아니 단대부고의 재단 관계자분들은, 농구부가 학교의 명예를 위해 피땀 흘려 준비하고 시합에 나가 최선을 다한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았다면 그런 쉬운 결정을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명문고를 만들겠다면 왜 하버드나 예일대학교가 운동팀을 갖고 있는지 알았으면 한다. 운동팀은 어떻게 보면 그 학교의 영혼이다. 전교생이 경기를 응원하면서 모교를 사랑하고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이 바로 운동 팀이다. 졸업생 역시 모교를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것도 후배들의 경기장인 것이다.
단국대학교 하면 80-90년대 한국 스포츠를 이끄신 장충식 총장이 생각난다. 과연 그런 분의 조직아래서 이런 운동 팀의 해체 얘기가 나왔다니 어리둥절 할 뿐이다. 평생 스포츠를 위해 살아오신 분이신데…
이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나길 바라며 이게 사실이라면 어느 고등학교 대학교도 제2, 제3의 이런 사태가 안 나온다는 보장은 없을 것이다.
농구인이라면 이 사태를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일처럼 생각해 줬으면 한다.
바스켓코리아 추일승 (초당대학교 겸임교수, KBL기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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