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앨범을 정리하다 우연히 선수시절 스크랩 했던 신문 기사를 보게 되었다. 1983년 9월 26일자 당시 스포츠 컬럼리스트 조동표 선생님의 글이다.
조동표선생님은 우리나라의 최초 체육전문 기자며 한국스포츠의 산증인과도 같은 분이다.
이분이 현역기자로 활동하시던 당시 쓴 기사인데 발췌를 해보면 “작년 5월 광주 종별 농구선수권 대회를 취재하러 가서 광주공원에 일행들과 새벽공기를 마시러 갔다”라고 그 당시에 생긴 일을 쓴 기사였다.
그곳에는 후드티를 입은 한 선수가 줄넘기를 하고 있었는데 바로 이충희 선수라는 얘기다. 당시 사상 최고의 스카웃비를 받고 현대에 입단한 이 선수가 거드름도 피울만하고 특히 지방에서 시합이라 느슨할 만한데 이렇게 새벽에 줄넘기를 하러 이곳에 온 것에 매우 감동을 한 기사였다.
당시 나 역시 노력에 대한 교훈을 삼으려 기사를 스크랩한 것 같다. 하기야 지금 같이 프로농구라면 매년 연봉 협상이라도 할 텐데 한번 받은 스카웃비 외엔 더 이상 큰 금액의 보상이 없을 상황인데 새벽에 운동을 나온 것이다. 이충희 선배는 은퇴 때까지 아니 지금도 최고의 슈터로 인정받고 있다. 본인의 명예와 자존심이리라 생각 된다.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이 선배는 그 자리를 지킬 수 없었을 것이다. 천부적인 슛 감각도 맞고 재능도 맞지만 연습을 한 노력이 우선 이였다고 생각한다.
조동표 선생님의 글은 또 하나의 사례로 세미 리를 꼽았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1948년 런던 올림픽과 1952년 헬싱키 올림픽 수영 하이다이빙을 연패한 세미 리가 다이빙 지도자가 되어 우리나라의 많은 선수들을 지도하였는데 가장 강조한 것은 “충실한 연습” 이라는 것이었다. 세미 리가 지도한 송재웅 씨 등은 1970년 아시아경기대회를 석권했다. 남들이 하루 200번을 다이빙 한다면 201번을 뛰라는 것이다.
맨발의 영웅하면 과거 이디오피아의 마라톤 영웅 아베베를 말한다. 1960년 로마에서 열린 제17회 올림픽경기대회 마라톤에서 맨발로 달려 우승함으로써 ‘맨발의 왕자’라 불리었다. 1964년 도쿄에서 열린 제18회 올림픽경기대회에서도 2시간 12분 11초라는 당시 세계최고기록으로, 올림픽 사상 최초로 마라톤 2연패를 이룩하였다.
그를 키워 낸 사람은 미국 듀크대에서 파견된 존 로버트였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베베는 홀로 뛰어 돌아와 그가 달렸던 마을 이름을 보고했다. 통과한 마을 20~30개를 따지면 100km가 되었다. 코치는 그의 충실한 훈련에 감복하여 “가서 푹 쉬라”는 한 마디를 하면 그만 이였다.
이렇듯 어떤 놀라울만한 사건이나 순간의 변화에 의한 대스타의 탄생 이란 없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보지 못한 상황에서 그가 일구어낸 노력의 결과요 결정체인 것이다.
지금은 시기적으로 농구선수라면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생들은 가장 편한 시기일 것이다. 진학하는 학교가 결정되고 현재의 학교도 앞으로의 선생님도 간섭이 덜 하는 시기일 것이다.
하지만 운동은 스스로 해야 한다. 진정한 스타가 되기 원한다면 좁은 이 땅에 자신의 경쟁상대를 만들지 말고 세계를 향해 경쟁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인이 된 선수들에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태극마크 조차도 명예롭게 생각하지 않는 형들보다는 어린 선수들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며 다시 한 번 연습과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본다.
박찬호나 박지성이 오늘 날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겪어왔던 과정 역시 충실한 연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란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농구의 박찬호, 박지성이 나오는 날을 기대하며…
바스켓코리아 추일승 (초당대학교 겸임교수, KBL기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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