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란과의 경기를 보고 많은 농구팬들이 실망을 했을 것이다. 과거 아시아의 맹주를 자랑하던 한국농구는 이제 과거 우승의 아련한 추억만을 회상하는 현실이 돼버렸다.
우리 농구는 과거 신동파, 이충희, 김현준, 문경은 같은 걸출한 슈터 중심의 농구를 이상민, 강동희 등 영리한 가드들이 잘 뒷받침해줘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은 신장, 체격 등에서도 다른 나라선수들에 밀리지 않는 하드웨어를 보유 했음에도 아시아 정상권에 더욱 멀어지고 있다.
왜 일까?
세계농구의 흐름에 뒤지는 3점슛 농구, KBL의 스타가 어느 곳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자만심이 키운 결과라고 생각한다.
현대농구는 5명이 나름의 공격력을 가지고 멀티 플레이를 해야 한다. 한 두 명에 의존하는 농구를 해서는 절대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이보다 선행돼야 할 부분이 수비다. 어떤 선수라도 압박하고 헬프하는 팀 디펜스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 속공으로 연결시키는 Early Offense다.
이란 전에도 보았듯이 레이업 슛 찬스가 나지 않으면 줄 곳이 없어 점프해서 오픈 맨을 찾다가 턴 오버를 해서 실점하는 장면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하다디는 쉽게 골밑에서 패스를 받았고, 우리 하승진은 고생을 해가며 볼을 받았다. 바로 수비의 압박의 강도가 이러한 차이점을 만든 것이다.
유럽리그를 가보면 대부분의 포인트가드들에게는 3/4코트에서부터 어렵게 넘어오게 한다. 이렇게 포인트가드가 공을 오래 끌면 끌 수록 세트 오펜스의 시간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수비가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체력적인 면에 준비가 있어야 한다. KBL시즌이 끝나면 주전급, 특히 간판급 선수들은 부상을 이유로 팀 훈련에 늦게 합류한다. 재활을 위해서다. 진정한 부상자는 얼마나 될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치고 미국의 한 TV프로그램에서 미국 대표팀의 우승스토리를 다큐멘터리로 방영하였다. 새벽6시면 개인 훈련을 나온 두 선수가 있었다. 코비와 르브론이였다. 오전 팀 훈련시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이 있지만 자신들의 특성에 맞고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어쩌다가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이였다. 나머지 선수들은 왜 이 두 선수가 NBA의 최고 스타인가를 알았다고 한다.
우리에겐 김주성, 김민수, 오세근 같은 운동능력이 뛰어난 빅맨들이 있다. 어느 포지션이 부족하단 소리보다 있는 자원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형 팀 전술의 변화를 가져야 한다.
물론 필자가 느끼는 우리 빅맨들의 매력은 수비를 할 수 있는 스피드를 가진 점이다. 인사이드만 시키지 말고 속공도 참가시키고 세트 오펜스에서 부지런히 컷팅도 하게 하는 액티브한 빅 포드를 만들어 팀 전술로 활용해야 한다.
3개월 전부터 유럽 전지훈련 등을 통해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 왔던 이란의 조직력보다 우리가 과연 더 나은 조직력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 대표팀은 과연 얼마나 충분한 준비를 하고 대회에 임했을까?
이 모든 문제들을 KBL 우승팀 감독이라고 허재 감독에게 떠미는 농구계가 자성해야 한다. 대표팀을 위한 경제적 자원도 선수들의 하드웨어도 이전보다 나아졌다. 남은 것은 농구인들의 지혜로운 결정이다.
바스켓코리아 추일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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